국회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새누리당이 이런식으로 하면 오늘부터 국회의장직을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수석부대표로서 협상을 위해 새누리당과 두 번 만났지만 의견차만 보였다"고 밝혔다.
박 수석부대표는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라며 "19대 국회 의석이 새누리 150석 대 야권 140석이기 때문에 18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똑같이 배분하는 문제와 우리가 정무위, 국토위, 문방위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랬더니 새누리당은 (우리가 요구하는 상임위를 못 주겠다며) 관례에도 없는 윤리위를 가져가라고 한다"며 "정무위를 주자니 저축은행 비리가 터질 것 같고, 문방위를 주자니 각종 언론탄압 문제가 드러날 것 같으냐"고 꼬집었다.
또 "국토위를 주자니 4대강 사업 문제와 맥쿼리(9호선 요금 인상 관련)라는 특정회사에 대한 특혜가 드러날 것 같아서 못 주겠다고 하는 새누리당이 이해는 간다"며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외통위를 야당에게 주자니 FTA가 걸려있어서 그것도 못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에 새누리당이 윤리위를 주겠다고 하면서 법사위를 달라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며 "윤리위는 관례대로 여당이 해왔고 법사위는 야당이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는 국회의장직에 이어 국회부의장직도 하나 더 요구하겠다"며 새누리당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회의장직은 그동안 여당 몫으로 선출하고 부의장직은 여야 각각 한 석씩 선출하는 것이 관례였다.
한편 여야는 현재까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척시키지 못함에 따라 다음달 5일 개원이 불투명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