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다가오며 전력수급 불안으로 지난해 9월 벌어진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 Black out) 재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의 전력산업기반기금 사업운용이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 등을 근거로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정작 전력수요 관리사업 등에 사용하고자 이미 마련해 놓은 기금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29일 부처 내 성과관리과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영평가단이 마련한 '2011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보고서'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약 40개 기금에 대한 사업·자산운용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사업운용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64개 기금 중 올해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30개 기금의 총 121개 사업에서 '매우우수' 점수를 받은 항목은 단 1개도 없었고, 대부분 보통(90개)에 머물렀다.
특히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경우 4개 사업에 대해 평가가 진행돼 전력수요 관리사업을 비롯한 농어촌 전력공급, 신재생에너지 보급·융자사업 등 3개는 '보통', 나머지 1개 기반조성홍보사업에는 '매우미흡'이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이란 정부가 전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력산업의 기반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기금으로서 전력수요 관리, 전원개발 촉진, 전력산업 연구개발 등의 사업에 사용한다.
매년 여름철마다 전력수급 불안 문제가 불거지며 전력수요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번 평가 결과에서 나타나 듯이 관련 기금을 전혀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운영부문과 함께 총 43개 기금을 대상으로 실시된 자산운용부문 평가 결과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21개 기금의 자산관리 수준이 보통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각종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주택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원활히 공급할 목적으로 설치된 국민주택기금도 자산운용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근로자들과 관계가 깊은 고용보험기금과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도 자산운용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고,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의 경우 '아주미흡'으로 평가되며 최하위 기금으로 분류됐다.
기획재정부는 각종 기금의 사업성 및 여유자금 운용의 적정성 등을 평가해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기금정책 수립 및 제도개선에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기금운용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