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합정부의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추진 소식에 독일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연합정부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트로이카 실사단 방문을 이틀 앞두고 구제금융 조건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스 연합정부는 "2014년으로 정해졌던 긴축정책 이행 목표 기간을 오는 2016년까지 연장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오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 인력 15만명을 감원하는 계획도 취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정은 소득세율 상한선을 25%로 정해 납세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식품 부문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도 기존의 23%에서 13%로 낮춰달라고 협상할 방침이었다.
그밖에 최저임금을 22%까지 내린다는 계획은 폐지하고, 1년간 지급하기로 했던 실업수당은 2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담겼다.
이는 당초 제1당이 된 신민당이 제시한 구제금융의 긴축 재정 등 이행 조건을 지키겠다는 공약과 달라진 태도다. 무엇보다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재협상은 없다는 독일 등 유로존의 입장과 대립하고 있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볼프강 쇼이블래 독일 재무장관은 "사마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는 당초 약속한 사항을 시급히 이행해야 하고, 그리스 지원 확대를 주장하거나 조건 이행을 추가 연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역시 "조건이행 시기와 관련해 유연성을 확대한다는 것은 유럽 주변국가들의 금융 지원 역시 늘어남을 의미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바실리스 라파노스 재무장관 지명자가 모두 병원에 입원해, 25일 예정된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 실사단의 협상이 연기됐다.
재협상 연기로 트로이카가 이달 그리스에 32억유로를 지급하는 일정도 미뤄져, 그리스 재정난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