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용진 기자)
2009년 정부정책 베끼기, '정부 2.0->3.0' 하루 만에 이름 바꾼 것도 논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를 만들겠다"며 <정부 3.0시대>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약내용이 2009년 정부가 발표한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종합계획'과 유사해 논란이다.
<정부 3.0 시대>는 공공행정에 대한 박 전 위원장 대선 공약로드맵으로 대폭적인 정보 공개를 통해 신뢰정부를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행복을 지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10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일정으로 대전 유성구의 정부통합전산센터를 방문해 "출마 선언 이후 정부 운영 구상을 가장 먼저 발표하는 이유는 정부가 국가경영 기본이고, 새 국정기조에 맞춰 정부부터 먼저 변해서 국민에게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공개ㆍ공유ㆍ소통ㆍ협력이 정부 운영의 핵심가치가 돼야 한다. 일방향의 정부 1.0을 넘어 쌍방향의 정부 2.0을 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 시대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 공개 대폭 확대 ▲공공정보 개방을 통한 성장 동력 기반 마련 ▲정부ㆍ민간 협업 확대 ▲정부 지식경영시스템 구축 ▲맞춤형 서비스 정부 ▲국가미래 전략센터 구축 등 7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박 전 위원장은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회에 공개하는 수준으로 국민에게 공개하고 공개 의무 대상기관과 공개 폭도 넓히겠다"며 "아울러 가칭 '공공정보 민간 활용에 관한 법'을 제정, 공공정보를 민간이 창의적으로 활용케 함으로써 최대 42만개의 1인 기업이 만들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내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유능한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새 시스템 구축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세종시로의) 행정기관 이전이 협업시스템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보안 우려에 대해서는 "정보유출의 80%가 사람이 유출하는 것"이라며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체제에서 보안이 더 잘 지켜질 수 있다. 아마존도 이를 도입해 획기적으로 안전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안종범 정책메시지 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 2.0'에 기반해 '3.0'에 도달하는 것을 대략 5개년 계획으로 잡고 있다"면서 "2년 이상 이를 준비했고 구체적인 계획은 (당선될 경우)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자고 이야기하는데 '정부 3.0'으로 부처간 정보 공유ㆍ활용이 100% 가능하다면 부처 통폐합도 필요 없다"면서 "'정부 3.0' 하에서는 조직 개편도 기존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3.0 시대>, 2009년 정부 정책과 흡사
하지만 <정부 3.0 시대> 공약이 지난 2009년 정부가 발표한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종합계획’과 흡사해 '정책 베끼기'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이 전날 출마선언 당시 기자회견에서 '정부 2.0'이라고 언급했다가 하루 만에 `정부 3.0'으로 바뀌어 이를 두고도 정책에 대한 ‘숙지’가 안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와 관련, "경제민주화라는 정책 표절, 이모티콘이라는 상징 표절,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표어 표절에 이어 정부정책 재탕하는 공약표절이라는 '표절 4관왕'을 달성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 2,0에서 3.0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도 "하루 만에 공약의 이름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내용 숙지도 못한 공약을 급작스레 발표하기 바빴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최근 보육예산 고갈사태로 새누리당의 '만 0~5세 영유아 무상보육' 총선 공약이 실행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 “저희가 재정 소요를 다 계산했고, (시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서 내놓은 정책이다. 무책임하게 발표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