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국가들의 계속되는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의 회복세 약화를 이유로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0.1%p 낮췄다.
유로존의 정책대응이 지연되고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내년에도 세계경제의 위험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2013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2%p나 깎았다.
IMF는 16일 '세계경제전망'(WEO, World Economic Outlook) 수정치를 발표하고,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보다 0.1%p 내린 3.5%로 예상했다.
내년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9%로 3개월만에 0.2%p나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 2분기 들어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다시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1분기에는 당초 전망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2분기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부각돼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IMF는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올해는 -0.1%, 내년은 0.7%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4%, 내년에는 약 1.9%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들도 대외여건 악화와 긴축정책에 따른 내수부진이 맞물리며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낮아졌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중국 경제성장률을 8%로 0.2%p 하향 조정했고, 인도의 경우 6.1%로 0.7%p나 깎아 버렸다.
IMF는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분석하며, 세계 각 국들이 위기관리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은 향후 정책대응이 불충분할 경우 재정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난달 EU 정상회의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은행동맹과 재정통합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감세연장 등 정치적 합의에 실패해 재정절벽(Fiscal cliff, 급격한 재정긴축) 문제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어, 재정절벽 회피 및 부채상한 상향조정 등을 위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경제 둔화, 위험회피 성향 증가 등 대외경제 여건 악화로 신흥국들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가별 여건을 고려해 교역감소와 자본이동 변동성 증가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국·대만·싱가폴·홍콩 등 4개 아시아 신흥산업국(NIE, Newly Industrialized Asian Economies)을 한데 묶어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하며,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6%p나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