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담합했다는 금융회사의 자진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17일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가 시작되자 금융회사 중 한 곳이 CD금리 담합 사실을 시인했다.
자진신고의 목적은 자진신고자 감면제 혜택을 받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공정위에 가장 먼저 신고한 업체는 과징금의 100%, 2순위 신고자는 50%가량을 면제받을 수 있다.
최근 영국에서 은행 간 기준금리인 리보(LIBOR)를 조작했다는 파문이 일면서 한국도 금리담합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 CD금리 담합 사실이라면?= 시중은행의 CD금리 담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청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5월 기준 642조원 규모의 가계 대출 가운데 43%인 278조원이 CD 금리에 연동돼 있다. 만약 담합으로 금리를 0.1%p만 더 받아도 은행들은 연간 278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셈이며, 그만큼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과도한 부담을 진 것이다.
CD금리 담합으로 은행권은 악재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실제 담합 혐의가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은행권에 부정적 영향은 주는 것은 물론 상당한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조사 결과 담합으로 결론난다면 상당 규모의 과징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담합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정부는 CD 금리 인하를 유도해 가계대출이자 하락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결국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 금리담합 왜 했나?= 금리를 담합하는 이유는 '수익'때문이다.
증권사의 경우 은행에 비해 대출 수준이 미비하지만 은행은 수천 억, 수조 원의 돈을 대출해주는 일이 많아 0.1%p의 금리에도 은행의 수익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게 된다.
기준금리가 0.1%p 내리고 은행도 그만큼 금리를 내렸다면 수익은 비슷하겠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이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면 그만큼의 추가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역시 은행과 계열사 및 자회사 관계를 가진 곳들이 많아 금리담합 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추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