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시설보수사업보다 교육·홍보 사업 투자비중 확대"
도로 교통사고 및 이에 따른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한해 5000억원 이상의 혈세를 투입해서 시행 중인 도로 교통안전 사업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들어간 재정투입 규모에 비해 교통사고 감소효과가 미흡하고, 효율성이 낮은 사업에 과다한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3개 부처에서 시행 중인 도로 교통안전 사업군에 대한 심층평가를 실시, 이 같은 분석결과가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현행법상 재정부 장관은 부처 사이에 사업목적이 비슷해서 지출효과가 중복될 것으로 우려되는 재정사업에 대해 심층적인 효율성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도로 교통안전 사업군은 국토부 등 3개 부처에서 17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올해 예산은 총 5258억원 수준으로 주로 ▲교육안전 교육·홍보 ▲교통안전시설 개선 ▲교통단속 지원 등의 사업에 중점적으로 재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번 사업평가는 투자비용 당 교통사고 피해감소 편익(B/C)을 측정,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평가 결과 대체로 교통사고 감소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010년 기준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2.57명으로 여전히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1.06명)의 2배가 넘어가는 수준이다.
투자효율성이 낮은 분야에 재정투자가 더 집중되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구체적으로 시설개선의 B/C는 0.02~0.59로 교통단속(0.49~1.8), 교육·홍보(0.88)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나, 올해 예산의 67%가 도로보수 등 시설개선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조사됐다.
각 부처 사이에 일부 사업도 목적이 유사해 사업효과가 중복됐다.
일례로 국토부의 '교통약자 보행편의구역 조성사업'과 행안부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사업'은 그 목적과 성격이 유사함에도 중복 집행돼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 재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예산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성과관리 및 사업간 연계 조정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토록 권고했다.
먼저 투자비용 대비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설개선 분야 투자 비중을 낮추고, 교육·홍보 분야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도록 했다.
특히 위험도로 개량사업을 도로 직선화 사업위주로에서 속도감속 사업도 병행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어린이보호구역 정비 사업에 있어서도 노면 미끄럼방지 적색포장을 전면포장에서 부분포장으로 전환해서 예산을 절약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교통안전 사업군 예산 일부를 평가 사업비로 반영시켜 성과 환류 등 체계적인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토록 했다. 이를 위해 매년 초 도로관리청별로 교통사고 감소목표를 설정한 뒤, 감소실적으로 정기적으로 점검토록 했다.
유사사업으로 지목된 국토부의 교통약자 보행편의구역 조성사업과 행안부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사업은 우선 행안부 사업을 신규 시행하는 과정에서 국토부 사업을 시범적으로 통합 실시하는 방향으로 중복 지원 문제점을 보완토록 했다.
교통안전 관련 사업의 부처별 총괄 조정 기능을 위해 '교통안전실무위원회 운영규정'을 제정해서 유사사업을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비용 사업보다 저비용 사업, 도로설비 등 하드웨어 개선사업보다 교육·홍보 등 소프트웨어 개선사업을 우선시행하는 등 사업별 투자 비중을 조정했으며, 개별 사업 수행방식을 개선해서 투자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재원 배분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