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무더운 여름 날씨를 고려해 넥타이와 정장 상의를 벗는 이른바 '쿨 비즈' 룩 착용을 건의했다.
박 장관은 본격적인 질의 시작 전 강길부 위원장에게 "의원님들 앞에서 예의 갖추려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왔다"며 "양해를 해주신다면 저를 포함한 참석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넥타이를 풀 수 있을까 외람된 건의를 드린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장관은 이와 함께 의원들에게 질문서를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재정부 직원들이 회의 시작 전날 매번 밤늦게까지 의원회관에서 직접 질문서를 기다리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이유에서다.
그는 "재정부는 예산, 세제, 거시경제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위 질문이 국정전반에 걸쳐 있는 것도 있다. 충실한 답변과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 사실상 의원님들께서 하루 전에 질문서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만 해도 직원들이 의원회관에 밤 11시까지 남아 질문서를 협조 요청했다.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직원들이 직접 질문을 수집하기보다는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국정운영이 선진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민주당 설훈 의원은 "장관께서 합리적인 제안을 했지만 국회는 국민 중심이다.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장관이 그걸 직접 말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듯하다. 장관은 되도록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결국 강길부 기재위원장은 의원들의 의견을 물은 뒤, "넥타이만 푸는 걸로 하자. 질문서는 가급적 (장관 요청대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은 시간에 열린 지식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지경부 직원들 모두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위원회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노타이와 반팔 차림의 쿨 비즈 룩으로 회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