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공정위가 최근 증권사들의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담합혐의점을 잡고 조사에 착수한 부분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대체로 이 문제가 서민계층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이며, 나아가 금융권 전반에 대한 신뢰문제도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하고 투명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은 "공정위가 CD금리 담합 조사를 한 것 자체는 잘한 것"이라며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대정부 질의에서 금리조작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는데 이는 최근 많은 국민들이 가계부채 문제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감사원 조사결과를 보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 등과 관련된 은행권 금리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은행권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이 부분도 담합이 의심된다. 금융당국 감독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정위가 금융 분야에 있어서도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유일호 의원은 "지난 3개월 동안 CD금리가 고정됐는데,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니 급격히 떨어졌다. 그 전까지 6개월 동안 별 차이가 없었던 점에서 뭔가 이상하다. CD금리 기준으로 대출이 이어지면 은행마다 비슷하게 가산금리가 적용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상품마다 (대출금리가)다른다. 이 부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호준 의원은 "공정위가 2년 전에 주택담보대출 문제를 조사한 것으로 아는데, 대출금리 산정방식이 보통 기준금리에 CD금리 등 지표금리가 가산된다는 점에서 제대로 조사했다면 문제점을 사전에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도 "2008년 이후 CD금리 제대로 작동 못했는데도 기준금리처럼 작용했다. 실질금리는 하락했는데 서민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오르거나 그대로였다. 그 차익 폭을 은행권이 가져간다고 보면, 가산 금리를 조절하는 담합을 은행들이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조사대상을 은행권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동수 위원장은 "우선은 CD부분을 집중해서 살펴 보겠다"고 답변했다.
경제민주화 이슈와 맞물려 부각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의원들은 대체로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막는 차원에서 일정 부분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김 위원장은 효과가 적다며 재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불어온 4대강 1차 턴키 공사 담합 사건 부분도 거론됐다. 특히 이 문제 공정위 전속고발권 존폐 문제와 함께 지적됐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4대강 담합 사건과 같이 큰 규모의 국책사업에서 대기업이 담합한 경우는 바로 고발했어야 한다"며 "공정위의 검찰 고발 비율이 전체 사건의 1.4%에 불과한데 구조상 검찰 고발이 어렵다면 전속고발권은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신동우 의원도 "4대강 담합 사건은 중요 사건인데 과징금 감액사유가 명백하지 않아 일반적인 국민들 입장에선 봐주기 했다는 판단이 설 수도 있고, 이 문제로 인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된다는 입장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과징금 부과 건 이상의 중대 위반 사건에 있어서는 15% 이상은 고발하고 있다. 과징금을 받을 정도로 죄질이 나쁠 정도면 적극적으로 (검찰 고발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개선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담합사건의 특이성과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정위 전속고발권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SK그룹에 일감몰아주기 제재조치가 내려진 부분에 대한 문제점도 거론됐다. SK C&C보다 더 규모가 큰 SI기업(삼성SDS, LG CNS)들도 있는데 굳이 SK부터 제재조치를 내린 이유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정호준 의원은 "최근 SK가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346억원 부과됐는데, SI업체 가운데 총매출액은 3위, 내부매출액은 7위인데 나머지 대기업 집단이 혐의대상에 빠진 이유가 궁금하다, 제재를 받지 않은 그룹들은 (일감몰아주기 혐의에) 깨끗한가"라고 물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도 "업계 1위인 삼성 SDS를 조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동수 위원장은 "이번에 제재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일감몰아주기 혐의점으로부터)100% 깨끗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총수일가 지분율이나 영업이익률 측면을 고려해서 조사대상을 선정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SK 이외 추가적인 제재조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