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중인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의 담합의혹과 관련해서 금융당국 수장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비판을 받고 있다.
2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CD금리 문제에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석동 위원장은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상황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단, 가산 금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금리자유화'라는 금융정책의 기본방향에 맞지 않은 만큼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금융위 간부회의에서도 김석동 위원장은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1991년 이후 대출 금리의 결정과 운용은 은행들의 자율영역으로 두고 있다. 금리 자체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과정에 있어서 합리성을 갖출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권혁세 원장도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도 포함돼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처럼 CD금리를 두고 금융당국이 몸을 사린 것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당시부터 논란이 있어왔다.
공정위와 금융당국 간 사전협의가 없이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이 CD금리를 조직적으로 담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러한 태도는 또, 책임을 면피하려는 태도로도 지적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CD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금리를 개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앞서 6월에 정부인 금융위가 마련한 단기자금시장 개선책과 겹치면서 흐지부지해졌다.
이어 최근에 공정위가 CD금리 조사를 벌이자, 금융위와 금감원은 부랴부랴 TF를 재가동하고 CD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금리의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어서 이러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
한편,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최근 몇 달 동안 CD금리와 시장금리의 흐름이 달라서 현장조사를 하게 됐다"면서 "아직 담합이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언급해, 만일 담합이 확인되지 않으면 이에 대한 물의도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