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잠재적 부채 양산·카드사 폭리 등 지적
금융위, 금리 구조 세분화…결제비율 높일 방침
최근에 실직한 30대 A씨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사용했던 신용카드가 연체되자, 카드사의 권유로 '자유결제(리볼빙)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결제금을 나눠 갚으면 채무만기가 연장되는 리볼빙 서비스는 부채 상승의 악순환 고리로 연결되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이처럼 리볼빙이 잠재적 연체를 양산하는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고, 카드사 폭리 등이 문제가 되자 결국 정부가 리볼빙 금리구조에 대한 수술에 나섰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중 리볼빙 서비스의 결제비율이 상향조정되고, 금리 구조가 세분화 될 전망이다.
현행 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결제금 중 5~100% 사이에서 이용자가 결제비율을 지정해야 하는데, 이를 높이면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리볼빙 금리를 전체적으로 낮추는 일은 어렵지만,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적정한 수준의 이자율이 적용되도록 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계획이다.
앞서 16일 금융위 회의에서 김석동 위원장은 "리볼빙 서비스의 이용실태를 점검해서 이달 중에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앞서 감사원 감사에서 리볼빙 제도의 운영실태가 지적된 뒤 금융감독원도 이달부터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카드회사의 리볼빙 금리는 5.9~28.74% 수준으로, 카드대출(카드론)이나 대부업계 이자율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상당수의 카드회사는 리볼빙 금리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용자가 직접 문의를 해야 한다.
이는 결제금 규모나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차가 크게 나기 때문인데, 신한·현대·롯데카드 등은 수수료 구간을 공개하고, KB국민카드 등은 예상수수료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용자가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2008년 금융위기 후 부실채권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리볼빙 서비스를 아예 중단한 바 있다. 기존의 이용자는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지만 신규신청이 안 되도록 한 것.
한편, 다음 달 시행되는 카드발급 제한강화에 맞춰서 일부의 이용자에는 리볼빙 서비스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도 커졌다.
권대영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리볼빙 서비스가 결제금을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연체를 막을 수 있는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회사마다 각종 비용 등에 차이가 나는 만큼 일괄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 보다는 차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