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주택구입자들에게 취득세를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하고, 정작 이로 인해 발생한 세수 감소분을 보전해주는 데는 부처 간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취득세 감면정책으로 실제 2조원 이상의 취득세가 감면이 됐고 그만큼 지방재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지자체들이 아직까지 보전 받지 못한 세금이 2361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는 지방의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을 안일하게 본 것"으로 "정부가 세수감소액 전액보전을 약속하고도 보전을 안한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인 기획재정부와 지자체를 대변하는 행정안전부는 여전히 입장 차를 드러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가 지자체의 세수감소분 전액을 보전해준다고 했는데 여전히 일부 안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부처 간 해석상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사실상 지자체 입장을 대변하지만 국가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현재 재정부와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취득세 감면 정책 당시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맹 장관은 "사실 당시 취득세 감면 정책 자체가 행안부 입장이 아니었고 오히려 행안부는 강력하게 반대했다"며 "그러나 주택경기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책이 필요하다고 중앙정부가 강하게 추진해, 대신 지방세 취득세 감소분은 100% 중앙정부가 보전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감면책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다소 다른 입장을 전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약속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르다"며 "당초 취득세 감면분으로 보전해 주는 것에 대해 최근 4개년간 거래실적 평균(3.9조원)으로 이를 보전키로 했는데 행안부와 지자체는 예상 최대치인 4.9조원을 기준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비용을 고려하면 약 2조900억원을 보존해줘야한다는 계산인데 그 이자만도 461억원"이라며 "실제 이런 방식으로 약속대로 보전을 이행했지만 작년에 취득세를 감면하다보니 최근 거래가 더 늘어나 실제 취득세 징수 차액은 2359억이 됐고 추가 지원을 더 해야한다는 추계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재정부는 추가 거래가 늘어난 것만 보전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이외 전부를 다 보전해야한다는 지자체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황식 국무총리는 "현재 부처간 약속의 성격을 가지고 논의중이지만 열악한 지방재정을 고려해 중앙-지방간 약속을 지켜주는 방향으로 하겠다"며 "부처간에 해결이 안 되면 총리실에서 중앙과 지방 간 얽혀있는 여러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