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42명 사무관 승진 내정…특별승진 43명
지역안배 고심, '충청'의 약진(躍進) "눈에 띄네"
국세청이 심사승진 제도와 과거 시험승진 제도를 적절히 믹스한 '역량평가' 제도를 사무관 승진 내정인사의 새로운 트랜드로 도입한 것은 지난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3차례에 걸쳐 실시된 역량평가는 국세청 인사문화에 확실히 연착륙을 하긴 했지만, 일부 비판적인 시선을 받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비판적 시각의 핵심은 역량평가 자체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세청이 3일 발표한 사무관 승진 내정인사 명단에는 역량평가를 '물'로 보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이들의 성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무관은 국세청의 허리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하면서도 핵심적인 직급. 역량이 모자라는 인물들을 연공서열의 위쪽에 위치했다해서 무조건적인 우대를 하는 것은 급변하는 사회의 트랜드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국세청이 이미 예고한 대로 역량평가 하위권을 점한 승진후보자들에 대한 '개별심사'를 강화해 유력한 승진후보자였더라도 과감히 승진명단에서 탈락시킨 것은 역량평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세청 사무관 승진 제도의 공정성과 엄격성을 확립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음 번 승진을 위해 뛰는 주자들에게 사무관 승진을 위해서는 조직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조직의 요구사항'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 셈이다.
□ 사무관 승진 내정 '밑그림' = 총 인원은 지난해 9월 단행된 규모(122명)대비 20명이 늘어난 142명(전산직 2명 포함). 단일 사무관 승진 내정인사로는 역대급 규모. 국세청은 특히 '지역안배' 문제에 각별한 고민을 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국세청 6급 전국 현원 지역안배 분포는 ▲경인 14% ▲영남 34% ▲호남 31% ▲충청 16% ▲강원 등 기타 5% 등. 국세청은 전통적으로 모든 인사에 있어서 지역안배를 고려한다. 이번 사무관 승진 내정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체 142명의 승진 내정자 중 ▲경인 14% ▲영남 28% ▲호남 29% ▲충청 23% ▲강원 등 기타 6% 등 지역안배가 이뤄졌다. 충청 출신들이 전국 현원 비율을 초과해(7%p) 승진 내정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부분이 눈에 띄는 대목.
임용구분별로는 7급 공채 출신이 25명(18%), 8급 특채(세무대학교) 출신이 83명(58%), 9급 공채 출신이 34명(24%)으로 각각 분포됐다. 국세청의 중추세력으로 떠올라 상당기간 전성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이는 세무대학교 출신들의 강세는 여전했다.
전체적인 승진 내정자의 연령대는 48세, 최연소 승진자는 올해 39세에 불과한 최미숙 국세청 조사2과 조사관(女). 최 조사관은 고소득 자영업자 등 취약업종에 대한 상시 세무조사 업무를 치밀하게 집행하는 등 뛰어난 실적을 거둬, 특별승진을 통해 사무관에 올랐다.
전체 142명 승진 내정자 중 특별승진은 43명(30.3%)이었다.
당초 국세청이 공언한 특별승진 비율을 정확하게 맞춘 것. 특별승진 TO의 절반이 넘는 24명은 모두 본청에서 배출됐다. 이는 높은 난이도의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근무평정 체계상 지방국세청에 비해 불리, 일반승진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점이 감안된 부분.
지난해에도 전체 122명의 승진 내정자 중 35명이 특별승진을 통해 사무관으로 올라섰고 이 중 19명이 본청 근무자였다. 한편 국세청은 역외탈세, 체납특별정리 등 역점추진 업무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올린 이들을 특별승진으로 발탁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 역외탈세담당관실 송준호 조사관(1964년), 국세청 세원정보과 권태은 조사관(1965년), 서울국세청 국제조사2과 최교학 조사관(1969년) 등 젊은 인재들이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국세청은 또 남들이 근무하기 꺼려하는 징세와 전산 분야에 투신, 묵묵히 할 일을 해 온 우수직원(징세분야 6명, 전산분야 4명)도 특별승진을 통해 그 동안의 노고를 인정했다. 아울러 일선 세무서에서도 성과가 탁월한 24명을 발탁, 사무관 타이틀을 선사했다.
□ 지방청별 승진인원 배정, "차별은 없다" = 승진 내정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상당폭 늘어난 만큼 본청과 수도권청, 기타 지방국세청간 승진인원 배정도 달라졌다. 본청과 수도권청은 전체 승진인원의 69.3% 가량이 배정, 예년 수준(2011년 69.2%)이 유지됐다.
대전국세청의 경우 세종시 이전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 지난해 보다 2명의 승진인원이 더 배정됐으며 1급 지방국세청으로 승격된 부산국세청도 위상제고를 위해 지난해 대비 3명의 승진인원이 더 배정됐다.
대구국세청은 타 지방국세청 평균 대비 승진소요기간이 늦은 점(대구국세청 10.04년, 타 지방국세청 평균 9.10년)을 감안, 1명의 승진인원이 더 배정됐지만 광주국세청은 본청과 타 지방국세청 대비 승진소요기간이 짧다는 점(8.01년) 등이 감안돼 승진인원이 지난해와 동일했다(8명).
의도적인 '차별'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한편 국세청은 유능한 여성간부 육성을 목적으로 총 13명의 여성 6급 직원을 사무관으로 승진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