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연 서민금융 상담 행사에서 신청자들이 대출 문의 등을 하고 있다.
은행권이 서민층에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새희망홀씨'의 연체가 늘면서 가계부채의 또 다른 뇌관으로 번지지 않을까, 금융권이 우려하고 있다.
새희망홀씨는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계층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서민대출상품 중 하나로,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심사 기준을 풀고 있어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 새희망홀씨 연체율, 가계대출 '3배' = 올해 상반기에 새희망홀씨 연체율은 2.4%를 기록했다. 국내은행 전체 연체율(1.09%)과 비교하면 2배, 가계대출 연체율(0.83%)과 비교하면 3배를 훌쩍 넘는 수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1.02%)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대출액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은행들의 새희망홀씨 연체율은 3%를 초과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행 새희망홀씨는 연 소득과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대출 신청이 제한된다. 연 소득이 3000만원 이하이면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고, 연 소득이 3000~4000만원이면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여야 된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새희망홀씨는, 정부가 운영하는 미소금융이나 제2금융권의 햇살론 등 다른 서민대출상품과 비교할 때 비교적 까다롭게 승인이 이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새희망홀씨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최근 들어 가계 경제가 악화되고 은행대출의 부실위험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은행권이 과도한 이익을 추구해 왔다는 비판이 일었던 만큼, 서민대출은 사회 환원과 공헌의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이러한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 대출 요건 대폭 완화…연체율 더 상승할까 우려 = 새희망홀씨 대출액은 지난 2010년 11월 출시된 뒤 2조5168억원을, 올해 상반기에 883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의 대출 실적은 당초 올해의 목표 실적(1조5000억원) 중 절반인 8836억원(60%)을 이미 넘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새희망홀씨의 대출 요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향후 대출 실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서민대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올해 은행권의 새희망홀씨 목표 실적은 당초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더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은행들 경영평가에 새희망홀씨 대출 실적을 반영하고, 가점이나 감점을 한다.
또 이달부터 과거 연체 기록이 있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도 새희망홀씨를 신청할 수 있다. 일용직 근로자 등은 사업주 확인서나 고용 계약서, 소득 명세서 등을 이용해 새희망홀씨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
이처럼 금융당국이 새희망홀씨를 늘리려는 것은 은행권이 소극적으로 대출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새희망홀씨는 신용대출에 비해 연체나 부실의 위험이 커, 그동안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대출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안정적으로 관리되려면 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