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10%, 공공요금 연체율 30% 이상 적용하면 '무효'
공정위, 부동산 매매 불공정약관 대표유형 공개
최근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세나 주택매매 계약과정에서 세입자와 구매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불공정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분양가격의 20~30% 상당의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거나, 전기·수도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연체 시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도 훨씬 높은 과도한 연체율을 적용시키는 등 각종 불법사례가 많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부동산매매계약서상 고객들의 피해를 유발하는 대표적 불공정약관조항 11개 유형을 공개했다.
불공정 계약서 유형으로 먼저 '포괄적이고 자의적인 계약해제' 조항이 손꼽혔다.
예컨대 계약당사자에게 손해를 발행케 했다거나 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등의 불분명한 사유로 계약자체를 해지시킬 수 있다는 조항은 그 자체만으로 위법이라는 설명이다.
과도한 위약금 규정도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로 지목됐다. 현행 표준거래약관에 따르면 계약해제 시 위약금 한도는 분양대금의 총 10% 이내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만약 이를 넘길 경우 위법이며 계약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일부 상가분양계약서 등에서 위약금을 분양대금의 20~30%로 정하고 있는 데,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으로 약관법상 무효"라고 설명했다.
수도,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연체율을 30% 이상 부과하는 계약서도 불법이다. 공정위는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14~21%) 및 각종 공과금 연체이율(1.5%~5%) 등을 고려할 때 연 30% 이상의 연체율 부과는 약관법에 따라 무효"라고 설명했다.
또한 계약해지 시 납부대금에 대한 이유를 불문하고 이자를 환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이나 주차장 등 주변시설과 관련해 계약자가 임의대로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대표적인 불법사례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한 특별한 사정으로 상가운영과 관리업무 등을 수행할 관리회사를 지정할 경우 상가 분양권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개별적으로 관리권을 위임받는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형태와 달리 상가와 아파트 등의 외형을 부풀린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실제 시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라거나 '입주자 모집시 발행된 홍보물, 조감도, 모형도 등과 차이로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라고 적힌 계약서 또한 무효다.
이와 함께 상가 미분양 사태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계약 당사자에게 떠넘기는 조항이나, 학부모들의 수요심리를 이용해 인근에 학교가 설립될 예정이라고 속인 뒤에 나중에 없던 것처럼 발뺌하는 내용의 계약서도 대표적인 위법사례라고 공정위는 전했다.
이밖에 보존등기와 소유권이전등기를 입주일과 관계없이 지연시키는 조항, 본 계약서 이외 특약 자체를 아예 인정하지 않는 조항, 분쟁 발생 시 관할 법원을 '갑'의 소재지로 국한시키는 내용들 또한 위법으로써 무효사유에 해당된다.
이 같은 불법 부동산매매 계약서로 인해 피해를 본 고객이나 사업자들은 곧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한국소비자원(1372)이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1588-1490)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보다 간편하고 빠른 시일 내에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
아파트, 상가분양, 임대주택, 백화점입점 등 각종 부동산거래와 관련된 표준계약서는 공정위 홈페이지 '정보마당-표준계약서'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자는 불공정약관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삼아서 안되고, 가급적 공정위가 승인한 표준약관을 사용하기 바란다"며 "고객들도 가급적 공정위가 승인한 표준약관을 사용하는 사업자와 거래하고 불공정약관이 포함된 계약서는 적극적인 수정을 요구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