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사진=김용진 기자)
경선 공정성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열렸던 민주통합당 의원총회가 소리만 요란했을 뿐 결과는 '의총 정례화' 뿐이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진행한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당내 소통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어서 의총을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당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이냐를 얘기했다"며 "안철수 현상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열망을 어떻게 당이 담아낼 것이냐라는 얘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의총에서는 당 쇄신과 더불어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 거론되며 지도부의 반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도부 퇴진론이나 비문(비 문재인) 후보 측에서 말하는 친노 패권주의 등의 용어는 일체 나오지 않았다.
경선 룰 교체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문제도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감안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의총 분위기는 비교적 질서정연하고 갑론을박 등의 공방도 없었다.
의총에서 발언한 20명의 의원 중 조경태 의원이 "경선 소란의 모든 책임은 지도부에 있다. 국민이 차려준 밥상을 스스로 엎었다"먀 "의원들을 '졸'로 보는 정당이 민주정당이냐"라고 지적한 것이 그나마 강도높은 비판이었다.
이번 긴급 의총을 제안한 황주홍 의원은 "모든 비극의 핵심 원인은 오만이다. 지도부가 낙관론을 얘기하는 데 이런 게 오만 아니냐"라고 비판한 뒤 "그렇다고 인적쇄신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도부 퇴진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의총의 공개여부를 놓고 박지원 원내대표와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 치열한 설전이 벌어진 것에 비하면 싱거운 결말이라는 분석이다.
안민석 의원은 비공개 의총 시작 전에 "서명한 의원들에 대해 추궁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의총 소집에 서명한 의원들은 의총을 공개하자고 요청한 적이 없다. 사전에 우리와 상의했다면,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해줬다면 좋았지 않았느냐"고 박 원내대표에게 일침을 가했다.
강기정 최고위원도 의총을 공개로 진행하려는 박 원내대표를 제지하면서 의총장 분위기는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막상 비공개 의총이 시작되자 뜨거운 공방도 치열한 논쟁도 없이 의총이 밍숭맹숭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후 "이제 후보가 탄생되면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를 파벌 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선대위를 구성해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다행인 것은 지도부 퇴진론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가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총은 115명이 참여했으며 오전 8시부터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