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7년 만에 한국 신용등급 1단계 상향 조정
국제신용등급 평가회사인 S&P(Standard & Poors)가 우리나라의 국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무디스(A1→Aa3), 이달 6일 피치(A+→AA-)에 이어 우리나라는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신용등급을 올려 받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14일 국제신용평가사 S&P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S&P가 우리나라의 신용 등급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05년 7월 27일 A-에서 A로 등급을 한 단계 올린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 북한 리스크 축소가 결정적 요인
S&P가 7년 만에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불안요소였던 대북리스크가 크게 줄어든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붕괴가능성이 대두됐으나 현재 김정은 체제로 원만하게 권력승계가 이뤄져 갑작스런 정권붕괴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S&P와의 협의·조정 과정에서 특히 이 문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연례협의 과정에서 S&P측은 주로 새로 등장한 북한의 리더쉽의 안정성 및 그 근거와 함께 국지적인 무력충돌 가능성 등에 대해서 집중 질문했다"며 "동행했던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일반매체에 보도되기 어려운 상세한 내용까지 충분히 소명했고, S&P측도 이 부분이 (신용등급 상향에) 매우 도움이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 재정건전성 및 경제여건 개선 반영
S&P사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의 또 다른 원인은 우리나라가 재정건전성 기조를 이어가고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방을 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차관보는 "2005년 이후 우리나라의 1인당 GNI(실질 국민소득)는 약 30%, 외환보유고는 약 50%, 수출은 약 100% 증가하는 등 그동안 누적되어온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체질향상분이 비로소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 속에서 3개 신용평가사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모두 상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작년 이후 A레벨 이상 국가 가운데 같은 해에 3개 신용평가가 모두 등급을 상향조정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나라가 같은 해에 신용등급을 모두 상향조정한 것은 2002년 이후 최초이며, 과거에도 총 2회(1998년, 1999년)에 불과하다.
S&P사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제 신용등급(2개 신평사 더블에이, 1개 신평사 A+)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해외 자금조달 비용 감소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이번 신용등급 조정에 따라 향후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 등의 해외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CDS(신용부도스와프)는 지난달 24일 107bp에서 현재 74bp로 크게 하락한 상태다.
CDS 프리미엄 수치가 낮을수록 국가부도 위험도가 낮은 것을 의미하며, 자금 조달에 필요한 이자비용 등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대외적인 국가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고 민간부문에서도 제품과 서비스 이미지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에도 투자가 더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급격한 자본유출입 상황에는 대비할 계획이다.
최 차관보는 "최근 채권시장은 외국인 자본이 좀 유출되는 상황인 반면, 주식시장은 또 광범위하게 유입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자본유출입은 긍정적, 부정적인 양단의 측면이 있기 때문에 향후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여파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