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리베이트처럼 불합리"…유통업계와 `공방' 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마트의 판매장려금에 칼을 들이댄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16일 "대형 마트의 판매장려금에 문제가 많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 결과 폐지 쪽으로 결론나면 관련 법규를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그 결과는 다음달 나온다.
연구용역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매장려금은 대형 마트가 납품업체에서 수익을 이중으로 챙기는 수단"이라며 "제약회사의 리베이트처럼 불합리한 제도여서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는 납품업체의 상품을 매입해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아울러 납품업체의 매출 중 일부를 판매장려금으로 받아 챙긴다. 일종의 `이중 마진'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인데다 납품업체와 협의해 판매장려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제약회사의 리베이트와 비교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대기업 판매장려금은 관련 매출의 10%, 중소기업은 4%가량으로 차별을 둬 중소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했다는 주장도 편다. 중소기업에서 판매수수료를 더 많이 받는 백화점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판매장려금을 없앤다면 납품단가를 인하하거나 소비자 판매가를 올려 이윤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강경한 입장이다.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판매장려금 인하를 요구했지만 대형 마트의 판매장려금은 2010년 5.4%에서 올해 5.1%로 2년 새 거의 내리지 않았다.
되레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판촉행사비, 인테리어비, 물류비 등을 크게 늘려 판매장려금 인하분을 전가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말로만 동반 성장을 외칠 뿐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대형 유통업체들의 행태"라며 "지속적인 제도 개선으로 납품업체의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