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 근간 흔드는 중대한 불법행위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인 우리카드가 금융감독당국의 연체율 10% 규정에 따른 적기시정조치를 피하기 위해 사망자 등에게 불법대환대출을 발생시킨 것으로 지적됐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엄호성 의원(한나라당)이 밝힌 금감위·금감원 국정감사 질의자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본인 동의 없이 연체율을 일방적으로 낮추기 위해 회원들의 비밀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현금서비스를 통한 대환대출을 발생시켰으며 이 중 사망자, 구속수감자, 행방불명자 등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엄 의원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금감원의 적기시정조치를 피하기 위해 2002년 12월말에 카드 회원 중 2천명 가량의 신용불량자와 연체자를 대상으로 현금서비스를 통해 70억원대에 이르는 불법대환대출을 발생시켰다.
특히 우리카드는 김某(사망)씨의 사망사실을 지난해 10월 확인하고도 두달 뒤인 12월 31일 현금서비스를 통한 불법대환대출 300만원을 발생시켰다.
또 김某(부산 거주)씨가 2002년 9월 현재 구속 수감중임을 확인하고도 2002년 12월, 2003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총902만원을 불법대환대출 했다.
엄 의원은 "금융기관이 본인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적으로 불법 대출한 것은 금융실명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불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형사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우리카드의 최고경영자 및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7월 전업카드사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대환대출을 통한 연체율 은폐 부분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던 금감원의 부실검사도 문제가 된다"고 추궁했다.
한편 금감원은 카드사의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연체율 10%를 가이드라인으로 정해 두고 연체율이 10%를 상회하는 카드사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뿐만 아니라 향후 카드사 영업을 폐쇄하는 조치까지 내릴 수 있는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