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유럽지역 무역흑자가 1/10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되는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전반적인 수출 감소가 흑자 폭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고, 선박·무선통신기기·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실적이 급감했다.
기획재정부가 24일 개최한 제22차 FTA 국내대책위원회에서 발표한 'FTA 효과 극대화 방안 추진경과 및 향후계획'에 따르면 FTA 발효 이후 對EU 무역흑자가 1/10로 감소했다.
한·EU FTA가 본격 발효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對EU 무역흑자 규모는 13억불로 전년 동기(2010.7.1∼2011.8.31) 144억불에 비해 111억불이나 급감했다.
특히 EU지역 주요 수출품목이었던 선박의 경우 수출액이 42.1%나 감소했고, 무선통신기기(-37.1%)와 반도체(-42.6%) 수출물량도 크게 줄었다.
반면 자동차(19.5%), 자동자부품(10.8%), 석유제품(28.4%) 등 FTA 수혜품목의 수출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EU지역 수출실적은 크게 줄었지만, 우리나라의 수입액은 FTA 발효 이전보다 11%나 증가했다.
FTA 관세인하 효과로 그 동안 수입 규모가 3000만달러에 불과했던 EU산 원유의 수입액이 23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석유제품 수입이 130% 이상 늘어난 것이 무역흑자 폭 감소의 원인이 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對EU 무역 흑자폭이 감소했지만 유럽재정 위기에 따른 유럽국가들의 전반적인 수입위축이 원인"이라며 "FTA 관세인하 효과와 무관한 선박수출의 급격한 감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3월15일 발효된 한·미 FTA의 경우 對미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재정부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실적은 3.9% 감소했지만, 對미 수출은 FTA 혜택 품목인 자동차부품(17%), 고무제품(16%), 섬유·화학·기계(23%) 등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對미 수입액도 FTA 특혜관세가 적용되는 오렌지, 호도, 아몬드 등 식료품을 중심으로 늘었지만, FTA 비혜택 품목들의 수입액이 14.5%나 줄어들며 전체 수입규모가 6.5% 감소했다.
EU와 미국 이외에 한·아세안 FTA는 수출물량이 7.7% 가량 늘었고, 칠레·싱가폴·인도·페루 등과의 FTA도 교역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는 FTA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지원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기업·소비자 등의 FTA 활용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가로 발굴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FTA 활용역량 강화, 원산지 관리 프로그램, 사후검증 대비 등 2013년 FTA 예산도 올해에 비해 30% 이상 늘릴 방침이다.
또한 협상을 진행 중인 한·중 FTA는 상품, 서비스, 투자 등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2단계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는 기존 한·아세안 FTA보다 관세인하 폭을 훨씬 더 높게 설정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다.
일본,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협상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FTA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