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 국회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거론하고 있는 것과 관련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29일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정국환경의 악화는 노 대통령이 자초한 것"으로 규정하고 “성의와 겸손과 인내만이 현상황의 유일한 타개책”(중앙일보 29일자 사설)이라거나, “임명동의안 가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돌아보지 않고 ‘네 탓’만 부르짖는 집권측의 태도가 국정운영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동아일보 29일자 사설)라는 주장을 노 대통령 책임론의 대표적 사례로 예시했다.
브리핑은 이와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감사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국정에 혼선을 초래한 점은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마치 이같은 국정혼선이 대통령의 ‘코드인사’에서 빚어진 것으로 단정하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자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브리핑은 또 대통령의 책임론 지적과 관련 "물론 '신4당체제'로 재편된 정치권의 변화에 부합하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새로운 관계정립의 필요성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 하지만 새로운 관계정립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만의 몫이 아니다"라고 대변했다.
이어 "정치권도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정책 사안별 연대'가 가능한 미국식 대통령제와 같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리핑은 그러나 "이같은 정치권의 인식전환이 전제가 되지 않는 한 대통령의 나홀로식 ‘자성과 노력’은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솔직한 정치현실이다"라고 진단했다.
브리핑은 또 "감사원장 부결과정에서 일부 정당이 보여준 모습은 이같은 노력의 필요성을 새삼 확인시켰고, 노 대통령은 감사원장 국회 임명동의에 앞서 국정현안 브리핑을 갖고 정책 중심의 합리적 판단을 국회에 직접 호소하고,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등을 통해 정당 관계자들에게 간곡한 협조를 구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인사청문회는 직무수행능력, 청렴성, 전문성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은 뒷전인 채 ‘코드인사’ 시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 부분도 노 대통령이 국정현안 브리핑에서 '(윤성식 후보자와는) 따로 앉아서 사담을 해본 일도 없다. 전문성과 역량을 신뢰하고 효율성 있는 감사원 운영을 위해 선정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듯이 (노 대통령의 책임론은)정치공세에 불과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는 "직무를 수행하는데 부적합하다는 뚜렷한 결격사유는 지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에게 감사행정의 개혁방안을 조언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이 과연 ‘감사원장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결과적으로 정략적 판단이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다 우선한 것" 주장했다.
청와대는 "모든 것을 대통령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우리의 정치환경과 정치권의 인식수준에 대한 엄정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이같은 문제제기와 분석과정이 없는 ‘대통령 무한 책임론’은 공허하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