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외환銀 인수 문제로 증인 채택
IT통합 노사 갈등 겪는 윤용로 외환은행장도 출석 통보
키코 판매 은행 고위 임원들, 줄줄이 국감 증인 나설 듯
은행권의 거물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및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국감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윤용로 외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리차드 힐 한국SC은행장 등 다수의 시중은행 CEO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현재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과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였던 미국의 론스타펀드와 인수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이 심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 이후 전산 통합과 관련된 문제를 두고 국감 증인으로 출석 통보를 받았다.
현재 외환은행 노조가 전산 통합 문제를 두고 반발하는 상황이어서, 이와 관련 국회의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배당금 논란을 겪고 있는 외국은행의 CEO들도 줄줄이 국감에 불려 나온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리차드 힐 한국SC은행장은 금융 당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주주 배당금을 높게 책정하면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키코'(KIKO) 판매로 중소기업 등에 대량 손실을 끼친 은행권의 고위 임원들도 국감 증인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코는 환율 변동에 따라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대량 손실 가능성도 큰 파생금융상품으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에 가입한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을 도산 위기에 몰아넣었다.
최근 법원은 키코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가입자에 위험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금전 피해를 끼쳤다고 판단,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분리를 추진했던 우리금융도 국감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현진 우리금융 전무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 2000년대 초반 카드 연체 사태 이후 경영난을 겪은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 합병된 뒤 우리금융은 올해 안에 다시 분리를 추진해왔다. 은행과 카드를 분리하면 영업 활동을 강화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정부는 금융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정치권이 민간 기업인 시중은행 CEO들을 국감에 줄소환하는 것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들도 적지 않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과거 국감에서 보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 증인 출석이 요구되는 일도 많았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민간 기업이라도 국감 증언을 위해 출석 요구를 받은 경우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과거 이를 두고 국회가 증인을 고발한 일이 있지만, 실제로 처벌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