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많이 풀린 작년 4~5월 집값상승 최고
-서울지역은 상관계수 0.9동조화 뚜렷
저금리시대가 본격 시작된 지난 2001년 이후 총유동성(M3) 증가율과 전국 집값 상승률이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0년 이후 M3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4월과 5월 집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잉유동성이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지금과 같은 통화 금리정책이 지속되는 한 집값 상승을 막을 수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일 한국은행과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올 7월까지 전년 동월대비 M3증가율과 전국 집값 상승률의 상관계수는 0.89인 것으로 나타났다. M3와 집값이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상관계수는 -1~1까지 표시되며 1에 가까울 수록 동조화 현상이 심하다는 것을, 마이너스(-)이면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M3증가율과 서울 집값 상승률의 상관계수는 0.9로 동조화가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두 지표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졌다는 것은 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이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가면서 결국 집값이 상승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2000년이후 M3 증가율이 13.7%로 가장 높았던 지난해 4월과 5월 전국 집값은 각각 17.7%, 17.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3~12월 M3 증가율은 12.4~13.7%로 한은의 감시범위인 12%를 넘어섰으며, 같은 기간 전국 집값은 16.4%~17.3%, 서울 집값은 22.5~24.7% 각각 올랐다. 올들어서도 M3증가율이 감시 범위를 벗어난 지난 1월 전국 집값은 13.4% 상승했다.
M3는 총통화(M2)에 개발기관, 투자기관, 저축기관, 보험기관 등 비통화금융기관의 각종 예수금과 금융기관의 양도성예금증서(CD), 어음매출과 금융채 및 환매조건부채권매도(RP) 등을 포함시킨 가장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M3 잔액(평잔)은 97년 12월 706조853억원에서 올 7월 1191조5641억원으로 5년 7개월 동안 무려 485조4788억원(69%)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M3는 135조8403억원 늘어났으며, 올들어서도 7월까지 35조1350억원이 증가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과잉유동성"이라며 "과거 경험으로볼 때 과잉유동성이 지속되는 한 부동산 버블은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당국이 저금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은 저금리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일부 지역의 주택수급 불균형,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기수요 등의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금리조정은 그 영향이 경제전반에 무차별적으로 미치는 특성이 있으므로 현재와 같은 불황기에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 통화정책 면에서 대응하는 것은 신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