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보다 경기부양에 무게 둬…효과는 미지수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아껴둔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0.25%p 낮춘 연 2.75%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연 3.25%에서 연 3.00%로 인하한 이후 4개월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다.
이 같은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은 불안정한 경제지표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부진에 따라 국내 경기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
한은은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함에 따라 성장세가 미약했고, 고용면에서는 취업자수가 고령층 및 서비스업 중심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조업에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 글로벌 경제의 부진 지속 등으로 마이너스의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해외IB들은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뒀다.
앞서 바클레이스 캐피탈, 씨티그룹, HSBC 등은 10월중 한은이 금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경우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국내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은이 경기부양 카드로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은 이날 오후 수정 경제전망을 공표하는데 기존 3%에서 2%대로 떨어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모두 2% 클럽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한은의 올 성장률 예상치는 지난해 12월 3.7%에서 올해 4월 3.5%, 7월 3.0%로 계속 낮춰져 왔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리인하 결정에 도움이 됐다.
한은에 따르면 9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0%, 1.4%의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곡물가격 불안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수요압력 완화 등으로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선(3.0%) 아래에 머물것이라는게 한은측의 전망.
하지만 한은의 금리인하카드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10월 중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경기 둔화가 글로벌 경기부진에 주로 기인한 점을 감안할 때 정부와 한은의 경기부양책에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행 물가안정목표의 적용기간이 금년말 종료됨에 따라 2013년 이후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5~3.5%로 하기로 했다.
더불어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여수신이율을 개정해 총액한도대출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인하해 1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