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도급법 개정안 입법예고…벌점 경감비율 조정
레미콘 제조위탁업체 하도급법 적용지역 확대
경쟁당국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협약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당근책'을 제시했다.
협약 이행평가에 따른 벌점경감 비율을 대폭 높여, 향후 법 위반 시 제재수위를 한층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공정거래협약을 확산하고, 협약이행을 독려하기 위해 협약평가 우수업체에 대한 벌점 경감 배점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동반성장협약 이행여부에 따른 벌점 경감비율이 대폭 상향조정된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최우수(3점), 우수(2점), 양호(1점)이었던 벌점 경감 항목이 최우수 6점, 우수 4점, 양호 2점 등 각각 2배씩 늘어난다.
대신 하도급 특별교육 이수, 현금 결제비율과 관련된 벌점 경감 항목이 예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춰진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협약평가 우수업체에 대한 혜택을 강화시켜 달라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의 건의사항이 반영된 것"이라며 "협력이행에 상당한 자본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교육이수 부분과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벌점 경감효과는 곧 공정위의 사후 제재조치와도 연관성이 깊다. 벌점이 일정 기준 이상 누적되면 향후 법 위반 과정에서 과징금 감면비율도 축소되며, 검찰고발 조치 등 제재수위가 한층 강화되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벌점이 쌓이면 사후 가벼운 법 위반에도 제재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도 있다"며 "벌점 경감수위를 낮추는 것은 그만큼 협약평가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원사업자에게 입증 책임이 부여되는 감액, 기술자료 요구서면 등의 사본보존 의무를 부여하고 어음대체 결제수단, 수수료 지급 관련 서류 및 조합의 납품단가 조정신청 관련 서류 등도 새롭게 보존의무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이번 개정안을 통해 레미콘 제조위탁업체의 하도급법 적용지역이 늘어난다.
그동안 중소 레미콘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광주, 강원,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8개 자지단체에 한정돼 하도급법을 적용했으나 향후 대전, 대구, 충남지역 레미콘업체들도 하도급법 적용을 받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도급법이 적용되면 건설회사가 지역 중소 레미콘업체들과 거래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서 (적용 지역을) 제한해 왔던 것"이라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서울, 경기, 인천, 울산, 부산 등 5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레미콘업체에 하도급법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