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기 중 성능검사 통과 한 대도 없는데…'준공 적격'
수자원공사가 3900억원을 들인 세계 최대 용량인 시화조력발전소의 준공검사를 전혀 경험이 없는 5년차 대리에게 맡기는 등 관리·감독을 허술하게 실시해 엄청난 비용 낭비를 초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17일 '공공기관 대형 건설공사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자원공사가 조력발전소의 성능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성능미달의 발전소가 준공됐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04년 대우건설과 3890억원의 시화조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맺고 지난 2011년 11월 준공했다.
이 조력발전소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로 발전용량 245MW, 연간발전량 552백만kW로 소양강댐의 1.5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용량의 조력발전시설이다.
관련 계약과 규정에 따르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수자원공사는 발전기의 성능시험을 호기별로 수행하고, 건설사는 발전용량이 성능보증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검사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과 능력이 있는 적격자 중에서 임명해야 하고, 준공검사는 2급 직원을 임명해야 하는 등 엄격한 원칙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에서는 발전 분야 공사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5년차 대리를 준공검사원으로 임명했다.
또 준공 시까지 대우건설 측이 성능시험결과를 제출하지 않아 성능시험 결과를 검토하지 못했는데도 준공검사 적격 통보를 했다.
감사원은 "발전소 10호기 중 8개기는 성능시험을 미실시하고, 2개기는 성능이 미달됐음에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운영됐다"면서 "호기별 효율 시험을 실시할 경우 27억원의 시험비용과 84억원의 발전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건설사에 부당한 이득을 주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 준공검사 업무를 철저히 할 것과 준공 담당자를 징계하는 등 관련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조치했다.
한편 최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수공이 혈세 3890억원이 소요된 국책사업을 졸속으로 진행했다"며 "이미 가동 중인 시화조력발전소에서는 사실상 검사가 불가능한 만큼 이를 보완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