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GCF 이어 국제기구 추가유치 추진
지난달 우리나라가 총 기금 규모만 8000억달러(약 900조원)에 달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하는데 성공했지만, 현재까지 국내에 유치한 국제기구 수는 43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270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한 일본의 1/7 수준이며, 필리핀·태국 등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도 국제기구 유치 실적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제34사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국제기구 현황과 추가 유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국제기구 유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달 인천시 송도에 GCF 사무국을 유치하는 등 우리나라가 유치한 국제기구 수(누적)는 2010년 27개, 2011년 33개, 2012년 43개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국들에 비해 극히 적은 실정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전세계 국제기구는 6만2468개에 달하며, 실제로 활동하는 기구의 숫자는 약 3만2000개 수준이다. 하지만 국제비정부기구(NGO)와 정부간 국제기구(IGO)를 포함한 국제기구 사무국은 약 2만2000개로 대부분 유럽 및 미주지역에 집중돼있다.
국제기구 사무국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서 3646개에 달하는 국제기구 사무국을 유치했고 벨기에(2194개), 프랑스(2079개), 영국(2048개), 이탈리아(1072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아시아 지역 국가들도 우리나라보다 국제기구 유치 실적이 앞섰다. 일본의 경우 270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했고 태국(133개), 싱가포르(86개), 필리핀(75개) 등이 우리나라보다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 유치한 국제기구들은 상주 근무인원이 10명 이하인 소규모 국제기구가 대다수였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국제기구 중 30여개는 상근 직원 수가 10명이 채 되지 못했고, 100명 이상 근무하는 국제기구는 국제백신연구소(IVI) 1곳 뿐이다.
최근 유치한 GCF를 제외한 국제기구별 평균 근무인원은 11.3명에 불과하며, 외국인 상주 직원 수는 평균 1.8명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국내 국제기구 현황을 점검한 결과 국제기구 유치 및 활동 실적이 저조하다고 평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국제기구 유치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국제기구를 유치할 경우 국제기구 직원들이 국내에 상주함은 물론, 각종 국제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항공·숙박·관광·MICE산업 등 서비스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기구가 유치되면 외국인 투자, 고소득 외국 소비주체의 국내 유입(내수확대),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우선 정부는 현재 경쟁국가들과 치열한 유치전이 펼쳐지고 있는 북태평양수산위원회(NPFC),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지역사무소 등 유치경합 기구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방위적인 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북태평양수산위원회의 경우 현재 일본과 유치 경합중에 있으며 내년 3월에 유치국이 최종 선정될 전망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 지역사무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약 20개국이 유치신청서를 작성한 상태며 내년도부터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돌입한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치하는데 유리한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 거점이 필요한 기구들을 중심으로 추가 유치가 가능한 국제기구를 물색할 방침이다.
벨기에(2194개), 스위스(843개) 등 작지만 많은 국제기구를 유치한 강소국들의 성공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 추가 유치 대상도 발굴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들어설 국제기구 및 근무 직원들에 대해 면세혜택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검토해 국제기구 유치를 도모할 계획이다.
실제로 벨기에의 경우 EU 본부 유치시 스위스 제네바 등과 경합이 치열해지자, 브뤼셀 시 당국에서 외교관 신분이 아닌 EU 소속 공무원들에게도 면세혜택을 부여한 바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도 현재 자선단체들에 대해 법인세를 면제하고 있으며, 일정요건을 갖춘 국제기구에 대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법인세를 전액 면세해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