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시간이 임박해지면서 KBS를 비롯한 5개 방송사와 중앙일간지, 전문지, 주간지, 월간지 등의 취재진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사의 사진기자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한 시간전에 이미 도착하기도 했다. 또 방송사들은 기자회견장 모습을 생생하게 중계하기 위해 방송카메라 2대를 설치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려들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정각 11시. 손영래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비롯해 언론사 세무조사를 진두 지휘했던 정진택 조사1국장 등 5명과 수행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은 손 청장이 우선 세무조사 결과에 따른 검찰고발에 대해 총론적으로 언급하고, 이어 조사 1-4국장(1국장 정진택, 2국장 이주성, 3국장 김정복, 4국장 유학근)들이 해당 신문사별로 조사결과와 주요적출사례, 조사결과 조치를, 손청장과 기자들과의 질의 답변으로 마무리로 진행됐다.
기자 회견장에 들어선 손 청장은 비장한(?) 각오를 한 듯 굳은 표정으로 잠시 목소릴 가다듬고 차분하게 또박또박 발표해 나갔다.
손 청장에 이어 조사 1-4국장들이 해당 신문사별로 조사 결과조치 사항 등을 밝히기 시작했다.
발표 내용중에 언론사 사주(社主)들의 탈세 부분들이 속속 들어나자 해당 신문사 기자들은 고개를 가로 젓기도 했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번 검찰 고발에서 누락된 방송사와 일부 신문사 기자들은 다소 느긋한 표정을 지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취재경쟁을 벌이던 기자회견장 밖의 복도 한쪽 구석에선 기자들이 테스크에게 현지 분위기 등을 일일이 보고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모 방송사의 기자는 자신의 데스크에게 “언론사 사주(社主)들의 횡령부분 등이 드러나면서 일부 신문사들의 노조들이 이번 문제에 대해 가만히 있을 것 같지가 않다”고 타전하기도 했다.
○…12시 10분경. 조사 1-4국장들의 발표가 끝나면서 손청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기 시작했다.
모 신문사 기자는 “왜 고발된 6개 신문사만 밝히고 나머지 언론사들은 밝히지 않느냐”며 일부 신문들만 발표된 것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다른 기자는 “일부 언론사 사주(社主)는 고발대상 명단에 들어있다가 빠졌다는 소문이 있다”며 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청장은 “고발되지 않은 언론사는 발표할 수 없다. 발표문으로 갈음하겠다”며 언급을 회피해 나갔다.
이렇게 공방이 오고가던 기자회견은 12시 30분 경에 마무리됐다.
기회견장을 빠져 나가던 손 청장은 복도에서 사진기자들의 취재경쟁을 피해 다른 문을 통해 14층 국세청장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 한 경비원은 목부위에 가볍게 상처를 입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