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는 "세무사회 홈페이지 구인·구직란이 인력난 해소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반대로 인력난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고 인건비의 대폭상승으로 경영환경 악화와 세무사의 지위 하락을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무사회의 구인·구직란 사용이 익명으로도 가능하게 되어 있어 구직자중 경력자의 십중팔구는 실명을 기재하지 않고 '이○○, 김○○'등으로 올려놓은 데다 주소와 연락처는 '본인의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음' 또는 '채용을 원하는 사람은 이메일로 연락바람'이라고 되어 있어 구인을 원하는 세무사들이 이들과 연락해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강서구 소재 어느 세무사는 직원을 구하기 위해 거주지가 안양인지 의정부인지도 모르는 경력자에게 기약없는 메일을 보내고 이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직자들(특히 경력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세무사들로부터 메일로 연락을 받고 최고수준의 처우가 예상되는 세무사를 골라서 재취업하고 있어 결국 업계 전체 종사직원들의 급여가 대폭 인상되는 동시에 잦은 직원이동으로 사무소 안정성이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월 12일 구직신청한 '이○○씨'(3년 경력)는 3일 뒤엔 15일 조회수가 410회, '최○○씨'(6년 경력)에 대한 조회수는 472회로 나타났다.
여기에 세무사 합격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신규 개업자의 증가로 경력 직원 채용 수요는 더욱 늘어나 고질적인 인력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무사사무소 근무경력자들은 퇴직자뿐만 아니라 이미 근무중인 직원들도 현재 급여보다 훨씬 높은 급여 수준을 구직 게시판에 올려놓고 근무여건이 좋다고 생각되는 사무실을 찾아 면접을 보고 다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세무사는 "세무사업계의 인력난은 한마디로 여직원이 세무사를 면접보는 세태로 변화되었다"고 한숨 지었다.
업계 관계자는 "세무사들 직원 채용을 오히려 어렵게 하는 구직란은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며 "차라리 벼룩시장 등에 구인광고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한숨 지었다.
한 일선 세무사는 "세무사들이 경력자들만 선호하는 것도 문제"라며 "지금과 같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취업을 원하는 신입직원들 교육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들을 위해 무료교육과정이라도 마련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세무사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성별이나 나이 제한을 두는 것도 문제"라며 "동종업계 경력이 아니더라도 세무사 사무소에 근무하길 원하는 나이 든 구직자나 남학생들의 채용도 꺼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무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세무사사무소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노력과 부족한 인력 공급을 위한 교육과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