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후보가 된 후, 연일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눈물을 얘기하며 지지를 호소하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갑자기 '톤 다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던 지난 26일부터 부산과 창원, 세종시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안 전 후보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당시 흘렸던 눈물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었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가 흘렸던 눈물은 내가 흘렸을 수도 있었던 눈물이었다"며 지지층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국민대통합을 하겠다"며 안 전 후보 지지층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다. 연설의 3분의1이 안 전 후보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러나 29일 호남 유세에서는 안 전 후보에 대한 발언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저 안 전 후보의 결단으로 단일화를 했다고만 했을 뿐, 안 전 후보의 눈물이나 국민대통합 같은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반면 경남 유세에서는 안 전 후보의 단일화로 모두가 하나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내용도 짧았을 뿐더러 그 이상의 얘기는 없었다.
다만 "마누라 빼고 다 바꾸겠다는 각오로 정당 혁신을 하겠다"고만 말해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발언은 정당혁신과 새 정치를 주장하는 안 전 후보를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직접적으로 안 전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문 후보가 언급을 자제한 이유는 안 전 후보의 지원을 압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후보가 전날 측근들과 오찬을 하면서 지지층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 전 후보의 사퇴를 비관하며 자살소동을 벌인 지지자도 있었던 만큼, 무조건 안 전 후보가 지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오히려 안 전 후보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자체적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진선미 대변인은 "매일 같은 얘기를 할 수 없지 않느냐. 안 전 후보 측도 거기 나름대로의 지원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매일 같은 얘기를 하면 안 전 후보 측도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던져놨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