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경기부진 따라 신용위험 상승
가계 신용위험도 카드사태 이후 최고 수준
은행, 대출문턱 상향…기업, 자금 압박 거셀 듯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권에서 올해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여 기업·가계의 돈맥경화가 가중될 전망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완화세를 보였던 대출태도 종합지수가 4년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신중한 모습으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가계주택(3)을 빼고 중소기업(-3), 대기업(-6), 가계일반(-3) 등을 기록하며 5년만에 종합지수(-2)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선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다소 신중한 모습으로 돌아섰는데 업황 부진에 따라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확대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은행들이 내실경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기업도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신용위험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다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가계 주택자금에 대해서는 은행의 고정금리부 대출확대 노력 등으로 낮은 수준의 완화세를 이어갔다.
금융감독당국은 주택 담보대출구조 개선을 위해 오는 2016년 말까지 은행의 고정금리부 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비중이 3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말 현재 15.9%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자금의 경우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에 따라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들이 이 처럼 대출태도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이유는 국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저성장·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된 데 있다.
또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은행들의 대출태도를 움츠려 들게 하는 원인이 됐다.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 등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 건설·부동산·임대업 등 취약업종의 신규부실 발생 압력이 꾸준할 것으로 보이며, 대기업은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 등이 신용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
가계 신용위험도 카드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 예상되고 있다.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상존하는 가운데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은행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출문턱을 높인 채 위험관리에 나설 전망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운전자금 수요에 대한 압박이 상당해 질 것으로 보여 우려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대기업도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으로 대출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가계주택자금 대출수요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유동화조건부 적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겠으나, 일반자금은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라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