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세법 개정을 통해 소득세 과세 최고 구간에 '3억원 초과'가 신설되면서 최고 세율이 38%로 상향 조정됐고, 올해부터 금융 소득 종합과세 기준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금융 소득(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게 되면 근로소득과 합산해 최고 38%의 세율을 적용 받기 때문에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저금리 시대에 돈을 둘 곳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절세를 통한 '잃지 않는 투자'의 필요성은 그만큼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어떤 금융 상품의 수익성을 보기 전에 비과세나 분리과세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 5~1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의 재테크를 실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저금리 시대에 숨어 있는 '+α(알파)'의 수익을 찾아낼 수 있는 '절세'는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재테크의 기본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세일보가 금융권 PB와 세무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2013년 절세의 법칙'을 정리했다. - 편집자 주
생애 마지막 비과세 상품? 금융회사 홍보 열기
저축성 보험 등 시행령 개정 뒤 비과세 축소돼
절세 상품, 줄줄이 일몰 대기…한발 앞선 선택 중요
재테크를 위한 절세 전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지난해 말 개정 세법을 통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한도는 낮아지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융소득을 불로소득으로 보는 경향이 사회적으로 짙어지자 절세 상품은 시장에서 점점 씨가 말라 가는 상황이다.
한때는 소득공제 혜택에 힘입어 직장인 재테크 1위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지난해 말 비과세 혜택이 폐지된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상속형 2억원 초과 가입분에 대해 과세될 예정인 즉시연금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 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꼼꼼히 살펴 한발 앞서는 절세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법 개정. 내 생애 마지막 비과세 통장을 준비하세요."
이는 한 생명보험회사가 장기 저축성 보험을 홍보하기 위해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이 보험회사에서 절판 마케팅을 진행 중인 장기 저축성 보험은 중도 인출, 추가 납입 등으로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어 절세에 유리하지만, 고려할 사항이 있다.
지난해 세법 개정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장기 저축성 보험의 비과세 제한이 소득세법 시행령 시행 이후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축성 보험의 중도 인출 시 과세가 되지 않으려면 시행령 개정 이전에 가입해야 한다.
17일 발표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계약 기간 10년 이상인 장기 저축성 보험의 보험 차익 비과세가 개정, 납입 보험료 2억원을 초과분에 대해서는 이자 소득세가 부과된다.
다만 근로자 본인이 사망 시 소멸되는 종신형 및 보험료를 매달 납입하는 보험은 비과세가 유지된다. 예컨대 2억원(부부 합산 4억원)짜리 보험 납입 시 연간 800만원(부부 합산 1600만원)까지 비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종신형 보험은 한도 제한 없이 비과세를 적용하되, 사망 시엔 계약금 및 연금 재원이 아예 사라지고 55세 이후 수령해야 되며, 사망 이전까지 중도 해지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 과세 시행 시기는 국무회의 등 절차를 마친 뒤 2월 중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부터 비과세 혜택이 줄어들거나 제대로 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금융 상품들이 여러 개 있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 채권은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그 이자와 할인 금액에 30% 분리과세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었지만, 세법 개정 이후 3년 이상 보유 이후 이자에 한해서 분리과세를 허용한다.
또 이자·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생계형 저축과 원천징수 세율 9.5% 우대의 매력이 있는 세금 우대 저축이 2014년 가입분을 끝으로 없어질 전망이다.
물가연동국채는 2015년 이후 발행분부터 변화를 겪는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 상승에 따라 원금 상승 및 이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고,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액면가만큼 보장된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발행되는 물가연동국채의 원금 상승분은 이자소득으로 인정돼 과세된다.
한정수 삼성증권 세무위원은 "다만 기존의 발행된 채권에 한해 세제 혜택이 유지되는 만큼 과세 시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세 상품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올해 새로 생겨나는 상품도 있다.
재형저축은 총 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가 연 1200만원 한도로 7년 이상 적립하면 금융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 채권형 및 해외 주식형 펀드 등 과세되는 상품에 가입 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인프라 펀드에 대한 분리과세가 종료됨에 따라 저율의 분리과세가 가능한 유전 펀드도 각광 받고 있다. 해외 펀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발생한 이익과 상계되기 때문에 기존의 해외 펀드 가입자들은 환매 시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
유전 펀드는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해외 유전에 투자하며 액면가 3억원까지 5.5% 분리과세 된다. 3억원 초과분은 15.4% 분리과세가 허용된다. 하지만 2014년 12월 31일에 분리과세가 일몰될 예정이며 연장 여부는 현재로서 미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