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협력할 의사 있어"..."정말 감사한 일"
공통공약 여야 협의체...구체적 내용 차이 있어, 정부조직개편안 협의도 난항
'북핵' 위기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대표가 전격적으로 '회동'하며 북한을 향해 핵실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북핵 외에 주요 민생현안에 대해서도 '여야협의체'를 약속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대선 공통공약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해 박 당선인과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우호적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는 북한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따라 초당적 사안이라는 엄중함과 대선 패배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성공한 야당'을 천명, 민주당의 대선 공약을 '박근혜 정부' 하에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당선인을 향해 쓰라린 '비판'을 하기보다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문 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북핵 도발 움직임에 대해 "북한은 핵을 가지고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며 "핵실험을 강행하면 6자회담 당사국은 물론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고 북한은 더욱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더도 덜도 없이 생각이 똑같다"고 동감을 표했다.
또한, '3자 회동' 비공개 회의에서 박 당선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내면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고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생문제에 대한 '여야 협의체'를 먼저 제안하며 "민생문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 협력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정말 감사한 것은 문 위원장께서 (여야 협의체를) 먼저 제안해주셨다"고 말했다.
■ '박근혜-문희상' 과거 인연…'신뢰·협력적 관계' 유지되나 = 문 위원장은 또 박 당선인을 향해 "(대선 때 민주당을 지지한) 48%의 국민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박 당선인은 "잊지 않겠다"며 "그분들 다 품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두 사람 간 의미 있는 교감을 두고 지난 2005년 여야 대표로서 함께 지낸 시간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위원장은 2005년 열린우리당 의장 취임 직후 당시 대표였던 박 당선인을 찾아가 민생에 힘쓰자며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하는 연출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당선인에 대해 "한마디로 나무랄 데 없는 정치인",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상대"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현재 박 당선인과 인수위의 인사 문제와 여러 잡음에 대해서도 비판을 삼가고 있다.
박 당선인은 당 대표 퇴임 후, 언론 인터뷰에서 여당대표 중 가장 신뢰할 만한 대표로 문 위원장을 꼽기도 했다.
'신뢰의 역사'를 다져온 '박근혜-문희상'의 관계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초기 여야정 관계는 '협력적'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전날(6일) 국정운영을 함에 있어 당과 국회를 중요한 국정의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며 여야 협의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과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 역시 공통공약을 위한 여야 협의체에 대해 "원내대표단에서 실무적으로 검토를 해서 진전시킬 것"이라며 "현재 정부조직개편안도 그런 차원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공통공약 구체적 내용 차이 있…정부조직개편안 협의도 난항 = 하지만 공통공약 사항에서 구체적 내용으로 들어가면 여야간 차이가 나는 공약들도 있어 협의가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공통공약 이행과 관련해 기자에게 "타이틀만 같은 것을 가지고 공통공약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우리는 재정건전성, 소득비례요소, 국민적 여론을 고려해서 만든 '맞춤형 복지'이지만 저쪽(민주당)은 '퍼주기 복지'아니냐"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통공약을 위한 여야협의체 구성을 긍정하면서도 실질적 추진여부에 대해 "당선인도 강조한 만큼 당분간은 협력관계가 유지될 수도 있겠지만, 상징에만 머무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공통공약 사안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정부조직개편안 여야 협의체도 난항을 거듭되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점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불통의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