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컨셉트카 프로보 <사진 : 인디펜던트 아일랜드>
기아자동차가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중인 컨셉트카의 이름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캐나다의 CBC뉴스 등 다수의 해외 언론들은 "기아의 컨셉트카 이름인 ‘프로보’가 아일랜드의 반군단체인 IRA의 속어 표현과 같아 아일랜드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의 인디펜던트지도 기아의 ‘프로보’라는 이름이 IRA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 영국과 아일랜드의 통합주장론자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으며 테러나 공포의 느낌을 주지 않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로보’라는 말은 아일랜드 속어로 1969년 조직된 급진주의적 아일랜드 공화국군(PRIA)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들은 아일랜드 공화국은 물론 영국, 미국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급진적인 테러행위를 한 과격 무장테러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아일랜드의 의원들이 기아자동차에 대해 정식으로 ‘프로보’라는 이름을 바꿔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제네바 모터쇼에서 그대로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자동차는 성명서를 통해 프로보가 ‘provocative(도발적인)’ 뜻에 부합하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이름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회사가 추구하는 컨셉트 카의 이미지를 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의 이름을 잘못 붙여서 혼쭐이 난 자동차 제조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쉐보레의 노바(Nova)는 스페인어로 ‘굴러가지 않는다’라는 뜻이 되고 마쯔다의 라퓨타(La Puta)는 ‘창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닛산의 모코(Moco)는 스페인어로 ‘코딱지’라는 의미다.
혼다는 소형자동차의 이름을 피따(Fitta)라고 지었으나 스칸디나 반도에서 여자의 성기를 뜻하는 속어로 밝혀지면서 피트(Fit)로 다시 바꿔달아야 했다.
포드의 악명 높은 핀토스(Pinto)도 스페인어로 작은 얼룩무늬 조랑말이라는 뜻과 함께 포르투갈(브라질) 속어로 ‘음경’을 의미해 조롱거리가 되었다.
아일랜드의 의원들은 프로보라는 이름이 북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독일과 같은 지역에서 폭발과 살인 및 범죄를 의미하는 극히 반감을 자아내는 이름으로 다시 재고되어야 하며 전혀 새로운 이름으로 바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대변인은 “프로보는 프로토 타입의 컨셉트 카로 영국이나 아일랜드 지역에서는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의 창조적인 명명과정에서 빚어진 실수로 고의적으로 감정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