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공시제도가 도입되면 긍정적 효과가 우세할 전망이다.
아직 금융위원회의 공매도 공시제도의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미청산 공매도 자료를 공개해 신뢰성있는 정보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3일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공시제도가 도입되면 공매도를 악용한 불법 행위가 생길 수 있는 여지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정확한 공매도 잔액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은 공매도 청산을 위한 매수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며 "공매도 공시제도가 도입되면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공시제도 어떻게 도입할까?= 금융위는 최근 셀트리온 사태로 불거진 공매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공매도 공시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더 떨어진다고 보고 돈을 거는 투자의 일종이며, 공매도 공시제도는 대규모로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자신의 공매도 포지션을 시장참가자들이 알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매도가 지속됐을 경우 작전이나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공시 확대 제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는 신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셀트리온 사태로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커진 가운데, 공매도에 대한 금지나 규제보다는 공매도 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공매도 공시제도의 세부 내용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공매도 잔액에 대한 개별공시 등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FINRA(금융산업규제기구)에서 모든 회원사의 보유 공매도 포지션을 2주에 한번씩 집계해 공표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미국은 NYSE, NASDAQ, AMEX 등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종목에 대해 매월 중순과 말일 기준의 미청산 공매도 포지션이 집계된다"며 "해당 자료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특정 종목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이 얼마나 누적돼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이를 해당 주식의 거래량 등과 비교해 공매도 누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미 공매도 누적이 많은 주식은 오히려 긍정적인(bullish) 신호로 간주하는데, 공매도 청산을 위한 매수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주가 상승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공매도 악용 줄어들 것"= 이 같은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일단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예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잔액이 신뢰성 있는 자료로 공표된다면, 공매도를 악용한 불법행위가 생길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그간 이뤄졌던 공매도 관련 정보는 공매도 포지션의 보고 의무만 포함되어 있을 뿐, 해당 정보를 시장에 발표하는 내용은 담고 있지 않아 시장참여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 시스템으로는 각 종목의 남아있는공매도가 얼마인지 알 수 없으며, 대차거래 잔고데이터로 유추만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차거래 잔고가 다 공매도로 다 연결이 되지 않아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청산 공매도 자료가 공개 되지 않고 있는데 미청산 공매도 자료가 공개된다면,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들에게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높은 종목별 숏 커버링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청산되지 않고 남아있는 공매도 잔량(미청산 공매도)에 대한 추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발표되고 있는 자료만으로는 이를 추정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확한 공매도 잔액 자료가 공개되기 전까진 대차잔고 데이터를 대용치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