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 요청권한 확대, 추적조사 요청기한 폐지
내부 사무처리규정 개정…이달 말부터 본격시행
경기침체 장기화로 세수확보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고액체납자에 대한 조사· 제재수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특히 5000만원이상 고액체납자를 대상으로 한 각 지방국세청 산하 '숨긴재산무한추적팀'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등 보다 정밀하고 신속한 추적조사를 위해 내부 업무처리 규정을 바꿀 방침이다.
13일 국세청에 따르면 각 지방국세청 소속 숨긴재산무한추적팀에 고액체납자 출국금지 요청권한을 새롭게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세징수 사무처리규정 일부개정안'이 행정예고를 거쳐 이달 30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고액체납자 등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은 각 관할 세무서장만 가능했는데, 이번에 각 지방국세청장도 출국금지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범위가 확대됐다.
이는 고액체납자 추적조사를 전담하는 무한추적팀이 각 지방국세청 소속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체납액 5000만원 이상인 고액체납자 출국금지 요청권한을 지방국세청장(징세법무국장)까지 확대했다"며 "앞으로 세무서장 요청절차 없이 신속한 출국금지 조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정안은 무한추적팀이 재산은닉 조사를 신속하게 착수할 수 있도록 관할 세무서장이 탈세혐의 여부를 파악해 매월 15일까지 지방청에 조사여부를 요청(보고)하던 규정을 폐지하고, 즉시 조사를 요청토록 했다.
반면 관할 세무서장이 재산은닉 조사타당성과 실익을 판단하는 검토기간은 다음달 15일에서 요청일로부터 2개월 이내로 늘렸다.
쉽게 말해 은닉재산 조사 착수는 최대한 신속하게 바꾸고, 검토·반려기한은 늘린 셈이다.
아울러 개정안은 무한추적팀의 업무범위를 '은닉재산 추적조사'로 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무한추적팀이 은닉재산 조사와 더불어 체납액 징수업무까지 도맡았는데 향후 여러 건을 집중 조사하기 위해 재산은닉 조사에만 업무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국세청은 올해 2월 조직개편을 통해 지방청 무한추적팀 정원을 100여명 늘렸는데, 이번 업무조정으로 징수업무 부담이 아예 사라져 명실상부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추적 전담조직으로 특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사무처리 규정 개편을 통해 현금 징수된 수입금의 도난사건 방지차원에서 수입금 출납공무원이 국고금 불입 용무로 출장을 나갔을 때 호신용품을 소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납세편의 및 세정지원 차원에서 상속·증여세 물납 신청분 지휘요청 기간을 종전 10일에서 20일로 연장하고, 재기 중소기업에 대한 납세담보 면제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