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역외탈세혐의자 23명에 대한 '기획세무조사' 계획을 밝힌 가운데, 최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임원 명단이 공개된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착수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효성그룹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지방국세청 소속 조사반 직원들이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에서 회계거래 장부 등을 영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 측은 정기세무조사에 불과하다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역외탈세에 초점을 맞춘 심층세무조사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참고로 국세청은 이미 지난 2010년 4월 효성그룹에 대한 정기세무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통상 대기업 정기조사 기간이 4년~5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소득탈루 혐의를 포착해 실시하는 비정기(심층) 세무조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22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가 버진아일랜드에 'Quick Progress Investment Lt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해외계좌 거래를 통해 하와이에 고급 아파트를 거래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효성그룹 관계자는 "통상적인 정기세무조사로 알고 있다. 그 이상의 내용은 알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국세청은 이미 공표된 재계인사 명단과 이번 역외탈세 심층세무조사 명단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조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