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6월 임시국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에 환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두환 추징법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은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 민주당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 먼저 민주당은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전두환 추징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소위 말해 전두환 추징법을 만들어서라도 제대로 된 추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전두환 추징법이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며 "국민 정서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하고 새누리당도 협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두환 추징법을 발의한 최재성 의원은 "현행 형법상 추징당사자가 사망할 경우 유산을 상속받는 이가 없으면 추징이 불가능해진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재국씨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과 관련해 "전두환 비자금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며 "'전두환 추징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새누리당 "법리검토 선행해야" = 반면 새누리당은 역외탈세에 대한 성역없는 조사와 엄중한 의법처벌을 강조하면서도, 전두환 추징법 자체에 대해서는 법리검토를 선행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장했다.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형벌을 변경해 소급적용하면 피고인 또는 피해자에 불이익을 가져오게 돼 위헌 소지가 있다. 제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전두환씨 본인에 대해 적용될지는 상당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일단 법리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상임위에서 일단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국회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엄중히 의법 처리해야 한다"며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강화하고,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SBS라디오 나와 "현재 전반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국회에 제출된 전두환 추징법 = 현재 국회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은닉재산 환수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민주당 최재성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세범 처벌법 개정안'은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빼돌린 자금의 전부를 국고에 환수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처벌법 개정안'은 범죄수익의 몰수 및 추징 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은 전·현직 대통령, 국무위원에 대한 추징이 확정되고 3년이 경과되면 무조건 검사의 청구에 따라 재산압류 등 강제처분토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