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SCORE 집계…정의선 130억, 정몽구 109억, 이재용 87억
30대 그룹인사 총 625억원…내년 세수 증가유력
올해 최초로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와 관련, 30대 재벌기업 가운데 가장 납부세액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위스코, 현대오토에버 등 다수의 특수관계 계열사에 다량의 지분을 보유, 총 130억원의 세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경영 평가사이트 CEO 스코어(대표 박주근)는 4일 30대 그룹 총수 및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부과현황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CEO 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함게 정몽구 현대차 회장(109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87억원), 최태원 SK회장(75억원), 이해욱 대림산업 대표이사(61억원) 등의 순서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납부액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30대 그룹 중 특수관계법인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세법에서 정한 정상거래비율(30%)을 초과하는 회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 CJ그룹으로 모두 34개 계열사가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LG(33개), 현대차·GS·SK(32개) 등도 정상거래비율 초과 계열사가 많은 편이었고, KT(24개), 한진(22개), 롯데·포스코(21개) 등도 상위권에 속했다.
30대 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납부대상자는 모두 65명으로, 이들에게 총 624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세후영업이익을 기반으로 부과된다는 측면에서 보유 주식비율이나 일감몰아주기 비율이 추후 변경되지 않은 이상 매년 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이 지속적으로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부터는 증여의제이익 계산 시 정상거래 인정비율이 15%로 축소돼, 세금 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CEO 스코어는 "개정세법에 따라 내년부터 지주회사들의 일감몰아주기도 과세대상에 포함돼 30대 그룹 관련 총 부과세액이 840억 수준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순수 계열사 직접 지분비율을 토대로 계산된 것으로 간접출자 비율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접보유 지분까지 더해질 경우 증여세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한편 국세청, 기획재정부 당국자들은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통해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세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선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작년부터 재계 인사 상당수가 중과세 대비수단을 마련했고, 증여의제이익 계산도 개별회사 분리과세로 설계된 영향 등으로 실질적인 납세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