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로 물의를 빚은 남양유업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23억원을 부과받았다.
남양유업 피해점 대리점주들이 6개월여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공정위의 이번 과징금 결정은 남양유업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가 전체 회사 차원에서 상시로 이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이번 조처는 통상적인 불공정 거래 신고사건과 비교하면 제재 수위가 높은 수준이다. 피해 범위를 사건을 신고한 대리점에 국한시킨 것이 아니라 전체 대리점으로 확대 적용한 것도 주목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0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전국 1849개 대리점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나 대리점이 주문하지 않은 제품, 심지어 대리점 취급대상이 아닌 제품까지 강제할당해 공급했다.
물량 밀어내기가 횡행한 제품은 비인기 품목,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 신제품 등 26개 품목에 달했고 남양유업이 대형유통업체에 파견하는 판촉사원에 대한 임금까지 대리점에 떠넘긴 사실도 밝혀졌다.
남양유업의 이같은 물량 밀어내기와 비정상적인 영업활동 결과, 남양유업은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었으며 증시에서 '짭짤한' 회사로 인정받았다.
◆…자료 : 금융감독원
물량 밀어내기로 인한 과징금 123억원을 물게 될 처지에 놓인 남양유업은 오너와 피해 대리점주, 주식투자자, 공정위 등 이해관계자간 과징금 배상 주체와 순익 등을 둘러싸고 3가지 쟁점을 낳고 있다.
첫째는 남양유업이 물어야하는 공정위 과징금 123억원이 과연 누구의 몫이었는가의 논쟁이다.
공정위 발표대로라면 남양유업은 비인기 품목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 등을 대리점에 떠넘기면서 손실을 줄이며 이익을 챙겼고 대형유통업체에 파견하는 판촉사원에 대한 임금까지 대신 내도록 해 남양유업의 순익은 커지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이 물어야 하는 과징금은 피해 대리점주들이 얻어야 할 이익을 남양유업 본사가 불법적으로 챙겼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피해 대리점주에게 직접 되돌려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둘째는 누가 공정위 과징금 123억원을 내야 하느냐는 점이다. 남양유업의 오너나 경영층이 물량 몰아주기를 인지하고 대리점에 강요했다면 과징금을 내야 할 주체는 남영유업 법인이 아니라 오너나 경영층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너나 경영층이 회사의 이익에 반해 명백하게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에는 회사에 대한 배임죄도 성립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남양유업은 주주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회사의 순익이 늘면 투자자들이 많이 찾게 되고 주가는 오르게 된다. 그러나 순이익이 떨어지면 주가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남양유업이 물어야하는 과징금 123억원은 그만큼 손익과 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공정위는 남양유업 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한편 위법행위에 관여한 임직원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결과 및 고발요청 사실을 검토해 추가 고발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남양유업이 당면한 3가지 쟁점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