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한 푼이 아쉬운 이때, 실수하고 놓치기 쉬운 연말정산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 바로 '의료비 공제'다.
적지 않은 병원 진료비와 약값은 늘 직장인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근로자 본인과 가족들이 병원·약국 등에 지출한 의료비 중 상당 금액은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 의료비 공제의 출발점, '3% 공제문턱' = 우선 근로자는 본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부양가족 등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를 연말정산을 통해 소득공제로 돌려 받을 수 있다. 단, 근로자가 지난 1년 동안 지출한 의료비가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해야 한다.
총급여액이란 근로자가 실제로 받은 연봉에서 일·숙직비, 식대, 4대 보험 회사부담금, 여비, 육아휴직수당, 실업급여 등 각종 비과세 근로소득을 뺀 나머지 금액을 말한다.
즉 연봉에서 각종 비과세 소득을 뺀 금액의 3%보다 많은 액수를 의료비로 지출했을 경우에만 해당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동안 중산층, 고소득층이 연말정산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소득공제가 가능한 항목의 지출을 늘려야 했다면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올해부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세액공제율은 15%로, 2014년 귀속분 부터 적용된다.
□ 공제한도 700만원, "가족마다 한도 다르다" = 의료비 공제한도의 경우 가족마다 달리 적용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근로자 본인의 의료비는 한도 없이 전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으며, 생계를 같이 하는 부양가족들 중에 65세 이상 노인 또는 장애인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도 전액 소득공제 가능하다.
특히 소득·나이요건이 맞지 않아 인적공제 중 기본공제 대상자에 포함되지 못했던 가족들에 대해서도 의료비 공제는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20세가 넘어 기본공제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 자녀, 연 소득이 100만원 이상인 부모님 등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도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다만 근로자 본인,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외의 가족들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는 최대 7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한약·안경·보청기 비용도 의료비 공제대상 = 일반적으로 진찰·치료·질병예방 등을 위해 의료기관에 지출한 비용은 모두 의료비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치료·요양을 위한 의약품 구입비도 의료비로 공제 받을 수 있고, 한의원 등에서 제조한 한약도 의료비 공제대상으로 인정된다.
장애인보장구 구입·임차(리스) 비용도 의료비 공제가 가능하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처방에 따른 의료기기 구입·임차비용도 공제 대상이다.
시력보정용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구입한 비용도 1명당 최대 50만원까지 공제되며, 보청기 구입비용도 의료비 공제로 돌려 받을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근로자 본인이 부담한 장기요양급여비도 의료비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미용·성형수술 비용과 건강식품 구입비용은 의료비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 "의료비 지급명세서 꼼꼼히 챙기자" =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 직장인은 회사에 소득공제신고서를 제출할 때 의료비 지급명세서와 각종 증명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13월의 월급'을 챙칠 수 있다.
의료기관에 지급한 의료비의 경우 진료비 영수증(계산서) 또는 진료비 납입확인서를 제출해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약값을 공제 받으려면 약국에서 받은 약제비 영수증(계산서) 또는 약제비 납입확인서가 필요하다.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용도 안경점 등에서 안경사가 시력교정용 임을 확인해 준 구입영수증이 필요하다. 보청기와 장애인보장구 구입비용은 사용자 이름을 판매자가 확인해 준 구입영수증을 제출해야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처방에 따라 구입 또는 임차한 의료기기 비용도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처방전과 의료비영수증이 필요하다.
의료비 소득공제에 필요한 각종 증빙서류는 해당 의료기관, 약국, 안경점 등에서 발급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 등이 국세청에 자료를 제공한 경우에는 오는 15일부터 서비스가 개시되는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www.yesone.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Q&A로 풀어보는 '의료비 공제'의 모든 것]
□ 부양가족이 없어 근로자 본인 의료비만 지출했는데, 총급여액의 3%를 넘지 않아도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나? = 의료비 공제는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다. 근로자 본인의료비는 공제한도 없이 전액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본인 의료비도 총급여액의 3%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공제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출력한 의료비 소득공제 증빙서류의 금액이 실제로 지출한 의료비보다 적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 의료기관이 국세청에 의료비 금액을 누락해 제출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실제로 지출한 의료비 금액과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출력한 증빙서류의 금액이 다를 수 있다.
의료비 금액이 누락된 경우에는 해당 병원, 의원, 약국 등에서 의료비영수증을 직접 발급받아 소득공제신고서의 '기타자료' 란에 쓰고, 회사에 제출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큰형이 부모님에 대해 기본공제를 받았는데, 부모님 수술비는 차남이 냈을 경우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나? = 본인의 기본공제 대상자가 아닌 부모님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는 공제를 받지 못한다. 장남인 큰형도 부모님 의료비를 직접 부담하지 않았으므로 공제를 받을 수 없다.
□ 의료비를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로 계산했다면, 의료비 공제와 신용카드 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는지? = 의료비를 신용카드, 직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으로 계산했을 경우에는 의료비 공제는 물론 신용카드 공제혜택까지 동시에 받을 수 있다.
□ 암보험 등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험금으로 수술비 등을 낸 경우에도 의료비 공제가 가능한지? = 상해보험 등에 가입한 근로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으로 지급한 의료비는 공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손보험 등에 가입해 통원치료 등에 대한 보험금 수령이 있다면 이를 제외하고 소득공제를 신청해야 한다.
□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 받고 납부한 비용도 의료비 공제가 가능한가? = 진단서 발급비용은 의료비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 건강진단비용을 의료비 공제 받을 수 있나? = 기본공제대상자(나이 및 소득금액의 제한을 받지 아니함)를 위해 당해 근로자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으로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건강진단비용은 의료비공제를 받을 수 있다.
□ 간병비나 산후조리원 비용도 의료비 공제 대상인가? = 간병비의 경우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에서 간병인을 고용해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의료기관이 간병인을 소개만 시켜주므로 개인적으로 지급한 간병인 비용은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산후조리원은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산후조리원 비용도 의료비 공제가 불가능하다.
□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자녀가 외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나? = 외국 병원은 의료법에서 정하는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아 외국 병원에 지출한 의료비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 연도 중에 장애인 판정시 판정일 이후 지출분만 장애인 의료비로 보는가? = 연도 중에 장애인을 판정되면 장애인등록 전에 지출한 의료비도 장애인의 의료비로 공제 받을 수 있다.
□ 자폐증 치료 때문에 언어치료 특수교육원에 지급하는 비용이 의료비공제 대상인가? = 언어치료 자격증 소지자 등이 운영하는 특수교육원에 지출한 비용이라도 해당 교육원이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의료비 공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 입원환자의 식사대를 병원이 아닌 식당에서 별도로 영수증을 받았는데 의료비 공제 대상인가? = 식당에서 별도의 영수증으로 받은 환자에 대한 식대는 의료비 공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 약국에서 구입하는 것은 모두 의료비 공제가 가능한가? = 의약품 구입비용만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안경 구입비용에 대해 의료비공제를 받으려면 어떤 서류를 제출해야 하나? = 시력보정용 안경 또는 콘택트랜즈 구입비용에 대해 의료비 공제를 받기 위해선 '사용자의 성명 및 시력교정용임을 안경사가 확인한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단, 사업자가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에 자료를 제출한 경우 간소화 서비스에서 출력한 소득공제 증명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 따로 살고 있는 부모님을 위해 의료비를 지출했으나, 본인이 부양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나? =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부모님은 본인이 실질적으로 부양하는 경우에 한해 본인의 기본공제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본인이 부양하지 않아 기본공제대상자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부모님에 대해 의료비공제를 적용 받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