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사진)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며 경영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7일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김 행장을 저축은행 부당지원 등의 혐의로 문책성 경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당시 지시를 내렸다고 알려진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주의적경고 상당의 경징계를 받았다.
김종준 행장은 과거 하나캐피탈 사장 재직시절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하나캐피탈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하면서 60여억원의 피해를 봤다.
김종준 행장은 제재심 직후 기자들을 만나 "그 당시 사업에 대해 충실히 설명을 드렸다. 가급적 모든 사항에 대해서 얘기할 기회를 받았다"면서 "(제재심의위원들과)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말씀드렸다. 조용히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번 결과로 인해 김 행장의 리더십에 금이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임원이 문책경고를 받는 경우 향후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기 때문. 따라서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김 행장은 더 이상 연임이 불가능하며, 조직내부에서도 차기 리더에 대한 물색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징계로 인해 그가 잔여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일부에서는 김 행장의 후임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등 차기 은행장의 조기 등장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현직 은행장이 징계를 받는 것이 안타까운 심경"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