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증세'하겠다는 것…'부자감세'부터 철회해야"
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을 2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일제히 "세수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고 비난하며 부자감세 철회를 촉구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뱃값을 내년 1월부터 평균 20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 새정치연합 김영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누가 뭐래도 담배에 붙은 세금과 부담금을 인상하는 것은 서민과 흡연가의 호주머리를 털어서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며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고 하지만 '값 인상'이라는 애매한 말로 증세에 따른 저항을 줄이려는 것은 흡연가와 국민을 우습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금과 부담금 인상만으로 금연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간접세인 담배소비세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서민과 흡연가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은 안 된다"며 "최저임금 저소득층의 경우 이들에 대한 부담을 늘리는 것은 연소득의 10%를 담배소비세로 부담시키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 역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손쉬운 증세가 아니라 부자감세부터 철회하여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라며 정부의 담뱃값 인상정책을 반대했다.
유 대변인은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지만,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해서 애꿎은 서민들 호주머니만 털겠다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내일은 주민세 인상 등을 담은 지방세 개편안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래저래 힘없는 서민들만 부자감세의 유탄을 맞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근혜 정부는 재정파탄 정부다. 이명박 정부에서만 100조원의 재정적자를 냈고, 박근혜 정부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정파탄의 주범이 부자감세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재정파탄 정부가 부자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서민증세를 하겠다는 것이 오늘의 담뱃값 인상이고, 주민세 인상이 아닌가. 이런 것을 어떻게 정상적이고 정당한 국정운영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힐난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10년 동안 묶여있던 담뱃값이니 물가인상폭 등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대책이 아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정부가 정말 국민의 건강을 걱정해서 이번 대책을 내놓았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 복지공약의 폐지와 후퇴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부자들을 위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여기에 증세를 교묘히 꺼내 들었다"며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은 '증세 없는 복지'가 아니라 '복지 없는 증세'였다고 실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부족한 세수 등은 공론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원인을 찾자면 이명박 정부부터 실행된 부자감세일 것"이라며 "부족한 세수가 걱정이라면 지금이라도 정부가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보편복지 구상을 제대로 밝히고 부자감세 철회, 사회복지세 등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