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예산안 국회 본회의 부의 'D-7'-
이제부터가 진짜 전쟁이다. 사회적 관심이 다소 덜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선까지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첨예한 이견이 대립되는 부분들에 대한 논의는 이번주부터 진행된다.
지금까지는 사실상 '탐색전'이었던 셈이다.
뚜렷한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채 재논의가 결정된 쟁점법안들은 수두룩하다.
46년간 성역을 지켜온 종교인 과세, 법인세율 인상, 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신설 등 '휘발성'이 다분한 법안들의 진퇴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갑론을박이 시작된다.
□ 조세소위 상정세법 230개, 읽는 시간만 5일 = 24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지난 23일(일요일)을 기점으로 조세소위에 상정된 230개에 달하는 세법 초반심의 작업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17일 조세소위는 정부안을 포함해 의원들이 발의한 세법개정안에 대해 첫 심의에 들어갔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올해부터는 오는 12월1일 세법을 포함한 예산안 등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됨에도 불구하고, 세법심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촌각'을 다투는 세법심의 작업 일정 중 특별한 사유 없이 하루(18일)를 회의일정에서 제외시켰다. 상정된 세법 내용을 파악하는데 투자한 시간만 5일이 걸린 것이다.
다만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국세기본법 등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 차이를 보인 법안을 제외하곤 모두 개정에 합의했다. 또 조세소위 일부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법안들이 포진해 있는 소득세,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에 대해서도 상당수의 법안들에 대해 '잠정수용' 판정도 이끌어 냈다.
조세소위 소속인 한 여당 의원은 "비교적 예년과 비교해서 빠르게 일독 과정을 마쳤다"며 "이번주에는 쟁점법안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본게임'은 지금부터다 = 조세소위는 230개에 달하는 세법을 한 차례 심의한 이후, 본격적인 세법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소위 한 관계자는 "세법을 일독하는 과정에서 여야 이견 차이가 없는 법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독 이후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46년간 성역으로 머물고 있는 '종교인 과세' 방침이 실현될지가 관심이다.
정부에서 내놓은 과세안은 내년부터 종교인의 소득을 사례금의 일종으로 보고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다만 종교인 소득에 대해 80%의 필요경비를 인정해주겠다는 세정상의 배려도 존재한다.
조세소위는 종교계를 반응을 더 들어보자는 입장이다. 종교계와 협의 미흡,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안에 대한 종교계의 거부감 상존, 과세인프라 구축 미흡 등의 지적사항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못했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
이에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관련 법안을 '재논의'로 분류, 이날(24일) 오전 간담회를 개최해 종교계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인 소득에 세금철퇴를 가하는 반면 저소득 종교인에 대해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세부담이 덜어진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종교인 과세 현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법인세율 인상도 치열한 논쟁거리로 꼽히고 있다.
기업 활동 위축이라는 측면에서 정부 및 여당에서는 강하게 부정 의사를 표출하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낙수효과'를 빌미(?)로 법인세를 인하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 삼아 다시 세율을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립하고 있다.
다만 사내유보금 과세안(기업소득환류세제, 정부안)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법인세 인상 주장이 가진 힘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신설(정부안)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관련 법안은 담배에 대해 출고가의 77%에 해당하는 개소세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현재 2500원 담배를 기준으로 인상분 2000원의 약 30%를 차지하는 한 갑당 594원이 신규도 부과하겠다는 것.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이견이 뚜렷하다. 기본적으로 야당에서는 담배세금에 국세 신설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현재 담배에 부과중인 종량세 방식을 종가세로 전환하자는 데도 역진성 완화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여당 일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