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안규백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협의 계속
여야는 27일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복지) 예산 문제로 비롯된 정기국회 파행과 예산안 법정처리 사안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앞서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한 누리과정 예산 증액 규모를 예산당국과 예결위에서 논의할 사항이라고 못 박고 '합의번복’이 아님을 주장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교육부 예산 증액을 통해 시도교육청에 우회 지원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강조하며 상임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갈등으로 인한 야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에 대해 "그제 양당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앞으로 구체적 지원 규모를 논의하면서 예산의 틀을 정하자고 입장 정리를 했는데 어떤 이유로 (보이콧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16개 상임위가 예산안을 예비 심사한다. 2011년도는 12조 5천억, 2012년도 13조2천억원, 2013년 11조 5천천억원. 금년도 15조 1천원 정도가 교문위를 빼고 예결위에 증액 요청했다"며 "이 문제는 예산당국과 예결위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 게 바른 절차 아닌가. 야당은 교문위의 예산 증액만 여당 원내대표가 보장하라고 하는데, 저한테 각서 쓰라는 것이다.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교문위의 그 뜻과 취지를 충분히 안다. 교문위에서 의견을 달아 예결위에 회부를 하라"며 "그 다음 예산당국과 예결위가 협의해서 합당한 답을 내놓을 것이다. 그게 법과 원칙이다. 합의 번복한 거 없다. 5,233억 숫자를 당에서 제시한 적도 없고 뽑아낼 재주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선진화법 체계 하에서 우리가 과반수가 넘는데도 법률안 통과를 못시키고 있다. 예산안도 선진화법 체제 하에서 처리돼야 한다"며 "12월 2일 법과 원칙에 따라 선진화법이 첫 시행되는 해이니만큼 반드시 통과시켜야한다"고 압박했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국회 보이콧에 대해 "정기국회 종료일(12월9일)을 10여일 남기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고질병처럼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국회 후진화의 결정판"이라면서 "결국 12월2일 예산안의 여당 단독처리를 유도해서 국회 파행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퇴보정치이고, 구시대 정당의 저급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 간사가 합의하면 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뒤집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면 여당 상임위원들이 뒤집는 것은 명백한 의회주의 농단"이라며 "누리과정은 명백한 국가 책임이다. 청와대의 부당한 가이드라인에 여당이 단호하게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정치는 상대적인 것이다. 힘 있는 여당이 진정성 있는 신뢰를 주지 못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야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뭐가 있겠는가"라며 "그런 상황에서도 대화하고 신뢰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대화와 타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전날(26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쟁점이 되는 담뱃세 관련 지방세법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정 의장은 담뱃세는 원천적으로 부수법안은 아니지만 정부가 제출한 국가 수입예산과 관계가 있어서 예외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의장이 말하는 법과 원칙이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 의장 역시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여야 합의가 된다면 2일이 아닌 정기국회 내인 9일까지 처리가 가능하도록 법에 명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무조건 2일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한다. 여당의 압력 때문인가, 청와대의 압력 때문인가"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여야 합의가 없는 강행 처리는 어떤 이유라도 해서는 안 될 명백한 예산안 날치기"라며 "선진화법의 취지는 여야 토론과 합의를 통해서 의회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라는 것이다. 선진화법 역사가 날치기라는 오욕으로 더렵혀지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재원,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만나 누리과정 예산 갈등과 의사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