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기감으로 기업이 투자 자제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25일 올해 투자증가율은 지난 2000년과 비슷한 6%밖에 되지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투자부진이 미래 우리나라의 성장을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주최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경제의 비전 실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모델'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는 거의 정체상태이며 이는 언제 또 다시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기업이 현금자산과 유동자산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간이 제대로 투자하지 못할 땐 재정이 보완을 해줘야 한다"며 "중소기업 활동 지원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4조5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했고 이를 통해 일자리 5만개 정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일각에서는 추경 편성과 관련, 재정의 건전성을 걱정하고 있지만 재정지원이 없으면 국민의 소득이 줄고, 세금이 안들어오는 악순환이 있는 만큼 재정을 늘려야 장기적으로 경제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미국처럼 세금을 줄여 경제활동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고소득층이 소비를 안하는 것은 세금 때문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현금사정이 좋은 기업 역시 투자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투자를 피하는 것이지 세금을 줄여준다고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자영업의 비중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반면 서비스업의 비중이 작아 경제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민이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것도 성장의 질이 좋지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총리는 "지금까지는 경제를 정부가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민간이 주도해야하고 그 모델이 바로 기업도시 건설"이라면서 "기업도시의 건설과 안착에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이 소요됨으로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열풍이 잦아들면서 자산 활용이 줄어들고 가계신용 위축과 함께 소비가 줄어드는 등 불행히도 상황이 좋지않다"면서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부실채권과 신용불량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오는 2019년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면서 "지금부터 15년이 남은만큼 기본으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점검하고 원리원칙대로 풀어나감으로써 활력을 찾아가는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