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세청 국장급 인사에서 광주지방국세청장과 서울청 납세지원국장으로 나란히 영전한 오재구 국세청 감사관(특승, 전남 함평)과 최철웅 국세청 법무과장(행시 17회, 광주)은 광주일고 출신이다.
조사전문가로 통하는 오재구 신임 광주청장은 작년 4월 국장 초임지인 중부청 조사1국장에서 서울청 국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청 전산정보관리관으로 2단계나 영전했다. 오 청장은 이어 3개월만에(7월 14일字) 국장급 사전전보제한규정(1년)을 풀고 주요보직으로 통하는 감사관으로 직행하여 기염을 토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오 청장은 감사관 사전전보제한규정(2년)을 풀고 광주국세청장으로 금의환향했다.
이처럼 특정인이 2단계 영전, 연이은 사전전보제한 해제의 혜택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것은 흔치 않다. 국세청 간부들은 호남의 명문 광주일고 출신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라며 질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최철웅 법무과장도 이번에 중부청 국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서울청 국장으로 영전돼 눈길을 끌었다.
□ 밀려나가는 부산상고 출신 김문환 국장
영전해 가는 광주일고 출신에 비해 국세청내 국장급중 유일한 부산상고 출신인 김문환 국장은 정년이 2년밖에 안 남았다는 이유로 중부청 조사국장에서 금융연구원으로 밀려나 대조를 이뤘다.
육사를 중퇴하고 9급 공채를 통해 국세청에 입문한 후 주로 조사국에 근무해 온 김 국장은 근면성과 실력으로 국장급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그의 실력과 친화력은 국세청에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그는 작년 3월 본청 조사2과장에서 총무과장으로 영전될 때, 누가 봐도 전문성을 감안한 합리적인 인사(당시 본청 과장 중 유일하게 인사계장 역임)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란 이유로 구설수에 올라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또 이번에는 중부청 조사1국장으로 직위 승진한지 만5개월만에 한국금융연구원으로 밀려났다.
통상 정년이 가까워진 간부들의 경우, 퇴직전 본인의 마지막 의사를 존중해 주던지, 아니면 현 직책 1년 정도의 재임기간이 찰 때까지는 자리를 보장해 해 주는 것이 관례였다는 점에서 김 국장에 대한 인사조치는 이례적이다.
□ 1급 승진 두번이나 물 먹고 옷 벗은 이재광 국장
그동안 거듭된 명퇴 분위기 조성에도 불구하고 초연하게 자리를 지켜왔던 행시 13회의 이재광 국장이 결국 명퇴를 결정했다.
이 국장은 YS정부 시절 청와대에 들어가 국장으로 승진할 당시에는 나이에 비해 국장 승진이 빨랐던 행시13회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청와대 파견을 마치고 서울청 재산세국장으로 복귀한 이후에는 늘 "나이가 있으니 앞으로 기회가 많지 않느냐"는 이유로 인사에서 밀려 왔다.
DJ정부 들어서도 본청 법인납세국장이란 요직에 있으면서 1급 승진후보로 두차례나 올라가고도 물을 먹었을 정도로 관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지난달말 인터라넷에 올린 '비움의 문화'라는 글로 고참간부들의 용퇴를 촉구한데 이어 최근 서기관이상 간부 워크샵에서도 "싸늘한 시선을 보내자"며 용퇴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이제는 고시 고참이란 이유로 타의(他意)에 의해 옷을 벗게 됐으니 "승진 못한 것도 서러운 데…"라는 불만이 나오게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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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지방청장·국장급 인사 발표-12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