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이 역전세난 홍역에 빠져들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셋값이 2년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2∼3년전 전셋값이 급등하고 공급물량이 딸리면서 전세난을 빚었던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특히 그동안 여름방학 전세수요가 집중됐던 강남권도 가격 하락세와 수요 감소가 가중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간 전세금 반환분쟁이 늘고 있다. 일부 단독이나 연립주택은 수개월째 전세수요자가 나서지 않아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흔하다.
◇역(逆) 전세난 조짐 뚜렷〓가격 하락과 수요 단절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아파트들은 역전세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64평형 전셋값은 2년전 5억2500만원에서 현재 4억25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는 전세계약이 끝난 가구를 중심으로 전세금 반환이나 가격 인하폭을 둘러싼 마찰이 늘고 있다. 서초동 S공인 관계자는 "평형대별로 2년전보다 전셋값이 5000만∼1억원이상 떨어져 집주인이 전세 재계약시 가격을 얼마나 낮춰줘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인하폭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세입자가 집을 비우겠다고 통보하지만 신규 수요가 없어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전보다 35평형 전셋값이 5500만원정도 하락한 강서구 등촌동 우성아파트도 역전세난에 따른 세입자와 집주인간 마찰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은 아파트보다 전셋값 하락과 수요감소가 심해 역전세난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유니에셋이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36%를 기록한 반면 단독주택과 연립은 각각 -8.96%와 -8.17%가 떨어져 하락폭이 3∼4배정도 차이난다.
연립주택 밀집지역인 강서구 화곡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20∼30평형대 연립주택 전셋값이 2년전보다 평균 2000만원이상 하락했지만 전세수요가 없어 수개월째 집이 비어있는 사례도 흔하다"며 "재계약 시점이 되면 집주인이 전셋값을 시세 이하로 낮춰주는 등 세입자 위주로 전세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8월이후 연말까지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 역전세난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 수도권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9만6693가구로 상반기(6만6036가구)보다 46%(3만657가구)가량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