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일으킨 연말정산과 관련, 정부와 새누리당이 공제폭 확대와 이에 대한 2014년 소득분 소급적용 등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정은 들끓는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전날(21일) 소득세법 개정과 소급적용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지만 야당은 법인세 정상화를 함께 논의할 것을 주장하면서 오는 4월 국회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은 지난해 담뱃세 인상 문제를 놓고 "법인세 정상화가 안되면, 담뱃세 인상도 안 된다"고 압박했지만 연말 예산안 처리에 밀려 담뱃세만 원안대로 2000원 올랐고, 법인세 정상화는 흐지부지 됐다. 박근혜 정부 초부터 줄곧 주장해온 법인세 정상화를 이번엔 관철시킬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연말정산 논란과 관련해 "소급입법으로 세금을 되돌려 주려면 다른 곳에서 세수부족분을 채워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더 이상 서민증세 꼼수를 쓰지 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어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도 부자증세로 중산층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느냐"면서 "박근혜 정부도 하루빨리 '서민증세 부자감세'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문제의 핵심은 MB정부의 부자감세와 사자방 비리와 같은 국부의 낭비와 유출로 인해 약화된 세수기반을 법인세 정상화가 아닌 소득세 인상, 즉 서민과 중산층의 주머니를 털어 메웠다는 것"이라며 "이명박, 박근혜정부를 통틀어서 살펴보면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8년 18.26%에서 2013년 14.68%로 줄었고, 개인소득세 실효세율은 2008년 4.02%에서 2013년 4.48%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해법은 법인세의 정상화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백 의장은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거짓 사탕발림도, 복지 없는 증세라는 뼈아픈 현실도 아닌, 세제간 형평성과 조세 정의라는 걸 유념하라"며 소득세제 개편뿐 아니라, 법인세 정상화까지 포함된 긴급논의기구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법인세 정상화'에 대해 경제활성화에 반하는 일이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연말정산 보완책과 법인세 정상화를 함께 논의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세계적 추세는 법인세를 내려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만 거꾸로 간다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에 역행하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기업들이 가뜩이나 사내유보금을 축적하며 투자를 꺼리고, 또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국내외 기업의 탈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상황을 평면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 역시 법인세 정상화 주장에 대해 "경제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이 투자를 하겠나. 못 올린다"고 일축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지난 2008년 법인세율을 인하(25→22%) 이후 박근혜정부에서 추가적인 법인세 감세는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율 자체는 인상하지 않으면서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인상 등 비과세 감면을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등 대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5년간, 중소기업의 세부담은 11조9000억원이 줄어든 반면 대기업은 10조9000억원 세부담이 증가했다"며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이 법인세 인상을 계속 주장한다면 오히려 기업들의 투자, 고용여건을 악화시켜 기업들의 투자의욕은 물론 경제성장 악화와 국가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