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사기 기준 4만5000여건 발생…은행 중 신한·우리·국민은행 비중 커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노력에도 대포통장이 줄기는커녕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시행한 신분증 진위 확인 통합 서비스와 이어 5월 시행한 대포통장 의심거래자 예금통장 개설 절차 강화에도 그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피싱사기 관련 대포통장이 4만5000여개 만들어졌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16.3%가 증가한 수치이고, 대출사기와 관련된 대포통장까지 포함하면 8만4000건으로 급증한다.
최근 3년간 대포통장 발생 건수(피싱사기 기준)는 2012년 3만3496건에서 2013년 3만8437건(14.7%↑), 지난해 4만4705건(16.3%)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은행권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한 후 대포통장 발생 비중은 줄어든 반면 농협이나 우체국, 증권사에서 만들어지는 대포통장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농협과 우체국, 증권사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한 이후에는 은행권으로 다시 회귀했다.
대포통장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금융사로 발생 비중이 옮겨가는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대포통장 중 은행권 비중은 2013년 41.7%에서 2014년 하반기 60.9%로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의심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신규 개설보다 기존 통장 활용이 증가해 대형은행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체 시중은행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그 중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이 점포와 계좌수가 많아 대포통장 발생 증가폭이 컸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포통장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썼던 농협은행은 크게 줄었다. 농협은행 대포통장 비중은 2013년 17.8%에서 지난해 하반기 2.5%로 줄었다.
이에 금감원은 대포통장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은행 등 금융사에 원인 분석과 개선책 마련을 요청한데 이어 풍선효과 재발 방지를 위해 다른 금융권역에 대해서도 대포통장 근절대책 이행사황을 자체 점검하도록 지도했다.
금감원은 또 이미 만들어진 대포통장 근절대책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통장으로 자동인출기(ATM)에서 거래할 경우 현금인출 한도가 하향되도록 조정하고, 피해신고 이전 단계에서 입금은행과 송금은행을 연계한 의심계좌 일시 지급정지제도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대포통장 의심거래에 대한 계좌개설 거절 등은 고객 민원에서 제외할 것을 명문화 하고, 대포통장 개인 명의인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금융거래 제한을 법인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아울러 대포통장 불법성 등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취약계층 대상 금융사기 피해 사례 및 예방 등에 대한 금융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